[뉴스핌=안보람 기자] 채권금리가 급등했다.(채권가격 급락)
펀더멘털, 물가, 통화정책, 수급 어느 하나 좋아 보이는 게 없었다.
너무나도 강해진 레벨에 대한 부담으로 조정이 나타날 것이라는 불안감이 내재된 시장으로 한꺼번에 들이닥친 악재들은 저가매수의 의욕마저도 사라지게 만든 모습이다.
13일 한국금융투자협회는 국고채 3년물 수익률이 3.26%로 지난주말에 비해 12bp 올랐다고 최종 고시했다. 국고채 5년물과 국고채 10년물은 각각 4.07%와 4.47%로 12bp와 11bp 상승했다.
통안물도 올랐다. 통안 1년물과 2년물은 각각 6bp와 9bp 오른 3.11%와 3.41%에 최종 고시됐다.
다만 91일물 통안채는 2.66%로 1bp만 올랐다.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3년만기 국채선물 12월물은 112.41로 전날보다 32틱 내려 거래를 마쳤다.
이날 국채선물은 전거래일보다 5틱 내린 112.68에 출발한 뒤 112.71로 회복되는 듯했으나 낙폭을 확대하며 112.41까지 밀려났다.
외국인들은 1450계약을 순매수했다. 투신과 보험은 1429계약과 736계약에 대해 매수우위를 보였다.
반면 증권은 3560계약을 순매도했다. 은행 역시 838계약 순매수로 대응했다.
◆ 악재 ‘겹겹’…“산이 높으면, 골도 깊다”
이날 채권시장은 지난 주말 상승한 미 국채 금리의 영향으로 약세 출발한 뒤 5년물 입찰에 대한 관망세를 보였다.
외국인이 3일 연속 국채선물을 강하게 매수한 것은 시장에 지지력을 제공하기도 했다. 그러나 입찰에 대한 부담 등으로 장은 슬금슬금 밀리기 시작했다.
여기에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의 물가에 대한 우려도 더해졌다. 김중수 총재는 내년도 근원인플레이션이 3.1%라는데 우려를 표했다. 이는 한은 내부에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만만치 않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는 해석을 낳게 했다.
잠잠한 듯했던 외국인 자본유출입 규제에 관한 이슈도 다시금 부각됐다.
무엇보다 이날 시장을 출렁이게 한 것은 최근 시장의 랠리를 불러온 수급에 대한 기대가 무너진 것이었다. 우호적 수급이나 국채선물 만기가 지지력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됐지만 이제는 만기 이후의 수급에 대한 우려가 더 커지는 모습이다.
더욱이 한국은행이 연내 국고채 단순매입을 실시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지만,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온 점도 투심을 흔들리게 했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매니저는 "악재가 워낙 많았다"며 "미 금리가 일단 올랐고, 한국은행 총재가 근원물가에 대한 우려를 표한 점이 매수를 위축시켰다"고 말했다.
그는 "주식시장의 강세, 환율 상승, 내년 국고채발행 계획 발표 등도 악재로 작용했다"며 "조정의 시점을 기다리는 가운데 악재들이 겹치다 보니 조정폭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외국계은행의 한 채권매니저는 "특별한 이슈없이 그동안 너무 강했던 점이 오늘의 약세를 이끌었다"며 "미금리의 오름세가 지속됐는데 기술적으로 30~40bp는 더 오를 여지가 있다는 점이 금리상승압력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그는 "국고 5년물 입찰이후 추격매수가 보이지 않았고, 한은 직매가 이달에 실시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는데 나오지 않을 것 같은 분위기다 보니 롱쪽에서 먼저 던지면서 장이 크게 밀렸다"고 전했다.
시중은행의 한 채권매니저는 "밀릴 수 있다는 심리가 있었고, 미 금리가 오르면서 부담이 됐다"며 "김중수 총재의 발언이 원론적이었지만 심리적으로 매파적으로 해석되면서 부담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인이 국채선물을 사긴했지만 통안을 2500억원 정도 팔았다"며 "많이 밀려서 끝났기 때문에 선물 마감이후 현물로 사자가 들어올 법도 한데 저가매수도 보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막판 국민연금이 좀 샀다고 하는데 다른 장기투자기관은 커브베팅하는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며 "전체적으로 조정이 있었다"고 말했다.
증권사의 한 채권매니저는 "좋은 일도 그렇지만 나쁜 일도 한꺼번에 오는 것 같다"며 "채권이 약해질 것이라는 우려는 다들 하고 있었는데 악재가 겹쳐지면서 가격을 끌어내렸다"고 말했다.
그는 "총재가 내년 근원물가 3.1%를 언급했고, 수입물가도 올랐다"며 "다음주 선물만기, 내년 10-6호 발행 증가 등 수급을 반영한 매수심리 약화로 기술적 지지선이 한꺼번에 무너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10-2호는 사자가 보이지 않는 등 거래가 제대로 안될 정도 였다"며 "골이 깊었던데 대한 반등이 기저에 깔린 펀더멘털과 맞물려서 폭발력이 세게 나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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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안보람 기자 (ggarggar@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