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부에서 나온 구절이다. 미국 서부의 술집에서 술을 일정량 이상 마시는 사람에게 점심을 공짜로 주는 데서 나왔다고 한다. 댓가를 치르지 않고서는 아무것도 얻을 수가 없다는 뜻으로 경제학에서 통용되곤 한다.
지난 24일 이명박대통령과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등 15명이 점심식사를 했다. 이 대통령과 재계 총수들과의 회동은 이번이 여섯 번째다. 이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전국경제인연합회를 방문하는 형식이었으니, 외형상 호스트는 전경련이다. 이날 메뉴는 도시락이었고, 점심값은 전경련이 냈다고 한다.
이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신년인사와 함께 재계총수들의 지지와 응원을 당부했다.
정부가 올 들어 목표로 내건 '5% 성장-3% 물가'를 달성하려면 아무래도 재계의 지원은 필요조건이라는 판단 때문일 것이다. 대기업들의 아낌없는 투자와 주저 없는 채용을 주문했음은 물론이다.
이 대통령은 "여러분 협조에 작년 경제가 6% 성장할 수 있었고 수출도 초과 달성해 세계 7위권에 갈 수 있었다. 올해 정부는 5% 성장, 3% 물가를 목표로 하고 있는데 둘다 만만치 않은 목표다" 라며 지원을 당부한다.
이에 대해 재계총수들은 너나 할 것 없이 화답했다. "투자를 하고 일자리를 늘리고, 중소기업과 동반성장이 실효를 거두도록 챙기겠다"고. 전경련은 이날 "올해 국내 30대 그룹이 사상 최대규모인 113조원을 투자하고, 11만 8000명을 새로 채용하는 등 공격경영에 나선다"고 거들었다.
정부가 세운 올해 목표는 말 그대로 '만만치 않은' 수치다. 그런 만큼 대통령이 연초에 재계 총수와 교감을 나누는 것은 시의 적절한 행보라는 평가다.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고 했다. 이날 메뉴는 도시락이었고, 점심값은 전경련이 냈다고 한다. 전경련은 대기업들의 회비로 운영되는 경제단체이니 이 대통령이 공짜로 점심을 먹을 셈이다.
그런 만큼 이대통령도 이번엔 점심값(?)을 톡톡히 했으면 한다. 이대통령은 "정부가 법으로 모든 것을 규제하겠다고 하는 것은 맞지 않다. 중소기업과의 상생도 자율적 기업문화로 풀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현 정권도 재계 일각에서 불만을 터뜨리는 기업 대상 사정활동을 자제하고 대기업들이 진정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지원방안을 고심해야 할 것이다.
대기업 수장들 역시 투자를 대폭 늘리고 일자리를 늘리는 일을 립서비스로 그치지 말고 행동으로 옮겼으면 한다. 더구나 30대 그룹들은 올 들어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려던 터였다. 이대통령의 부탁 때문이 아니라, 그들 내부의 '생존게임' 차원에서 단행한 의사결정이다. 실제 이건희 회장은 신년사에서 "지금부터 10년은 100년으로 나아가는 도전의 시기가 될 것"이라고 밝히며 실제 '공격적인 투자'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30대 그룹에 몸담고 있는 한 고위급 임원은 "30대 그룹들이 지난해의 경우 당초 밝힌 규모보다 실제 투자는 덜 한 측면이 있다"며 "그런데 올해는 다르다. 투자 없이는 10년 뒤의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듯하다. 올해 투자규모가 대폭 늘어날 것 같다."고 말했다.
재계가 그들 내부의 절박감에서 투자를 선언했든, 대통령이 목표하는 '5%성장'에 대한 간접지원을 약속하는 것이든, 구호만 요란한 투자가 아니고 실제 '통큰 투자'로 이어지길 기대해본다. /산업부장 이규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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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이규석 부장 (newspim200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