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임애신 기자] 여론의 압박에도 '유류세 인하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강경한 뜻을 밝혔던 기획재정부가 이명박 대통령의 발언에 따라 한 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여 주목된다.
이명박 대통령이 1일 오전 특별생방송 '대통령과의 대화, 2011 대한민국은!' 좌담회에서 기름값을 잡으려면 유류세를 낮춰야 하지 않느냐는 지적이 있는데 유류세 (인하를)검토할 생각이 없느냐는 질문에 "그것도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기름값이 어디까지 올라갈지 모르겠다"며 "이집트 사태까지 생겨 유가가 올라갔지만 조금 더 추세를 보겠다"고 말했다.
이집트 사태 등으로 국제유가 상승이 우려되는 만큼 기름값 인하의 핵심인 유류세 인하를 적극 검토하라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그러나 같은 시각 기획재정부 윤종원 경제정책국장은 1월 소비자물가 급등에 따른 배경브리핑서 이 대통령과 유류세 인하에 대한 상반된 입장을 밝혔다.
윤종원 국장은 "이집트는 아직 불확실성한 부분이 많아서 지금 보고 있다"며 "석유시장에 주는 영향은 부정적이기 때문에 사태의 장기화 정도, 사우디로의 확산 가능성, 확산 정도에 따라서 영향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집트 사태로 두바이유 기준 배럴당 유가가 종전 93달러에서 95달러 수준으로 오르는 등 석유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부정적이지만, 장기화 여부와 확산 범위에 따라 나타나는 영향은 달라질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아울러 윤 국장은 "유가가 일시적으로 올랐다가 떨어지는 경우와 유가가 140덜러 수준으로 오를 경우 유류세 인하를 하게 되는데 두가지 다 충족되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이어 그는 "과거에도 해보니까 소비자가격으로 연계되는 효과가 크게 나타나지 않았다"며 "현재로서 유류세 검토하는 것은 현시점에서 맞지는 않다"고 강조했다.
다만, 윤 국장은 이 대통령이 유류세 인하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과 관련해서는 "이명박 대통령이 말한 내용을 살펴보겠다"며 한발 물러섰다.
불과 하루 전인 1월 31일 임종룡 재정부 제1차관이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유류세 인하에 대해 현 단계에서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며 부정적 입장을 재확인한 바 있다.
그러나 이날 재정부는 이 대통령의 발언에 따라 강경한 입장에서 조금 물러남에 따라 유류세 인하에 대해 어떻게 가닥을 잡을지 주목된다.
[뉴스핌 Newspim] 임애신 기자 (vancouver@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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