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배, 형님 마음으로 상처 치유"
- 사외이사 과반수 표 얻어 회장 내정자로 선임
- 라응찬 이백순 이사직 사퇴 신상훈 임기 만료...경영진 물갈이
[뉴스핌=한기진 배규민 박예슬기자] “친(親)라(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 반(反)라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가슴이 아팠다.” 한동우(63, 사진) 신한지주 회장 내정자는 14일 언론에 처음으로 나설 때부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이날 특별위원회에서 회장 내정자로 선정된 직후 신한지주 서울 태평로 본점에서 가진, 첫 기자간담회에서 한동우 내정자는 “그 동안 너무 힘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신한이라는 기업이념으로 뭉쳐있는데 이런 이야기가(친라 반라) 나와서 가슴이 아팠다”고 했다.
“신한은행의 행(行)가도, ‘새롭게 알차게 따뜻하게’라는 표어도 내가 담당 부장으로 만들었는데…. 선배, 형님 마음으로 다 안겠다.”
그는 분열된 조직의 상처를 이른 시일 내에 치료하도록 앞장서겠다고 하면서, “신한을 위해 28년 봉직했다”는 말을 먼저 꺼냈다. 신한맨들은 모두 믿고 맡겨달라는 이야기다. 그는 “예전의 신한으로 돌아가 신한 다운 모습을 보이겠다”며 “새 출발하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 새로워지겠다”고 했다.
이날은 라응찬 전 회장, 신상훈 전 신한지주 사장, 이백순 전 신한은행장 등 이른바 신한사태 3인방이 모두 물러났다. 한동우 회장 내정자 체체로 신한지주가 출발하기 위한 새로운 터가 만들어진 셈이다. 라 전 회장과 이 전 행장의 등기 이사직 임기는 각각 2013년 3월, 2012년 3월이었지만, 이날 임시 이사회에서 스스로 자리를 내놨다. 신 전 사장의 등기 이사직은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자동 만료된다.
한동우 회장 내정자가 당장 달래야 하는 것은, 재일교포주주들의 마음이다. 이날 특별위 표결 결과가 공개되지 않았지만 재일교포 사외이사들은 신상훈 전 사장측 인사를 밀었다는 후문이다. 윤계섭 특위 위원장은 “과반수를 얻었다”고만 했다.
한 회장 내정자는 “신한에서 재일교포 주주들과 가장 오랜 인연이 있는 인물이 나다”며 “교포 주주들의 아버지들과도 가장 가깝고, 창업이념을 이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내달 23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회장으로 선임된다. 하지만 그의 임기는 정해지지 않았다. 윤 위원장은 “임기는 이사회에서 결정할 일이다”라고 했다. 라 전 회장이 이사직을 내놓기로 했기 때문에 잔여임기 2년을 한동우 회장 내정자가 자동적으로 잇게 됐다. 주총 직후 열릴 이사회에서 임기가 최종적으로 확정된다.
신한 내부에서는 한 내정자가 특정인 또는 파벌의 대리인이 될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벌써부터 나온다. 신한지주 자회사 모 임원은 "한 회장 내정자는 경영 능력과 인품 모두 많은 후배들의 존경을 받을 정도로 훌륭하다"면서도 "라 전 회장의 영향력으로 인해 그릇된 경영을 펼칠까 걱정이 된다"고 했다.
한 회장 내정자는 내부의 상처를 치료하는 것 못지않게 제2의 신한사태가 발발하지 않도록 지배구조를 만드는 데 역할도 해야 한다. 신한지주 회장 후보자 중의 한 명이었던 김병주 서강대 명예 교수 역시 "신한지주가 뉴욕에 상장 돼 있는 회사임에도 그에 걸 맞는 지배구조를 갖추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동우 회장 내정자가 내분 수습과 신한 문화 재정립을 통해, 그가 말한 것처럼 “새로운 신한”을 만들어갈 수 있을 지 금융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글로벌 투자시대의 프리미엄 마켓정보 “뉴스핌 골드 클럽”
▶수익률대회 1위 전문가 3인이 진행하는 고수익 증권방송!
▶검증된 전문가들의 실시간 증권방송 `와이즈핌`
[뉴스핌 Newspim]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