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세 경영체제 힘 실리나…자산가치 수직상승
이 기사는 23일 15시 29분 글로벌 투자시대의 프리미엄 국내외 마켓정보 서비스인 ‘골드클럽’에 송고된 기사입니다.
[뉴스핌=유효정 기자] 삼성그룹이 그룹 전체 물류를 삼성SDS가 담당하도록 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어 이를 둘러싼 여러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삼성SDS의 지분을 보유한 3세 자녀들로의 경영권 승계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시선 때문이다.
23일 물류 업계 관계자는 “삼성그룹이 각 관계사별로 해외 물류 서비스 업체에 의존했던 물류 비즈니스를 상당부분 삼성SDS로 이관키로 결정하고 삼성전자를 주축으로 그룹 차원 물류 전략을 짜고 있다”고 말했다.
내년 이후 삼성SDS가 물류 정보시스템을 포함해 삼성전자의 물류 프로세스에 대한 아웃소싱을 상당부분 수행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통해 삼성전자는 물류 통합 프로젝트로 물류 아웃소싱 사업자의 의존도를 낮추는 반면 삼성SDS는 물류IT 서비스 진출을 본격화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운송관리시스템(TMS) 등 글로벌 물류 시스템을 권역별로 통합하고 내재화하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의 프로젝트가 완료되는 내년 이후부터는 DHL 등 글로벌 3자 물류 업체 의존도를 낮추고 시스템 콘트롤 타워로서 삼성SDS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물류 업계 관계자도 “삼성전자가 물류 통합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것은 삼성SDS로 관련 비즈니스를 이관하기 위한 과정 중 하나”라고 해석했다.
실제 올해 초 고순동 삼성SDS 대표는 “2012년 이후 물류 IT 서비스 매출이 가시화될 것”이라며 “(삼성전자 등) 그룹 내 서비스부터 시작하게 될 것”으로 내다 본 바 있다.
삼성SDS는 이처럼 아웃소싱 형태의 그룹 내 물류IT 서비스를 본격화해 이를 대외 사업으로 점차 확산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삼성전자의 연간 전 세계 물류 비용 규모가 3조원 이상 규모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전체 그룹으로는 약 5~7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렇게 될 경우 삼성SDS는 수 조원 규모에 달하는 매출을 안정적으로 가져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매출을 삼성SDS가 확보하게 되면 삼성네트웍스, 티맥스코어, 크레듀를 차례로 M&A해 온 삼성SDS의 매출 증대에 새 전환점을 맞을 것이란 예측된다.
이미 앞서 삼성SDS는 지난해 초 삼성전자에서 물류를 총괄하던 김형태 부사장을 영입하고 물류 사업을 정관에 추가하면서 관련 사업 진출을 공식화한 바 있다. 이어 물류 관련 인력을 적극 영입하는 한편 올해 초 책임자 승진과 함께 글로벌 물류프로세스아웃소싱(LPO) 사업부를 기존 하이테크사업본부에서 분리해 ‘전략사업본부’로 확대 개편하면서 힘을 실었다.
고순동 대표는 1월 초 기자간담회를 통해 “DHL 등 해외 기업의 경우 분명 물류 회사 인데 IT서비스 회사인가 착각이 들 정도로 IT의 활용도가 크고 내부역량도 높다”며 삼성SDS가 글로벌 물류 기업이 되기 위한 강점을 가진데 이어 이러한 DHL 등 글로벌 기업 못지않은 물류 IT 역량을 높여갈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 바 있다.
하지만 삼성SDS의 물류 사업은 삼성전자 내부를 비롯해 그룹 내에서 적지 않은 소음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SDS의 인력과 경험이 ‘IT’ 부문에 집중돼 있다는 것, 또 삼성전자로선 물류에 대한 직접 컨트롤 권한이 축소된다는 것 등이 제기됐다.
삼성SDS가 지난해 인수한 EXE C&T는 물류 전문 컨설팅 회사로 관련 인력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삼성SDS가 고민하던 물류 전문 ‘인력’에 대한 해갈 측면이 높다는 해석이다.
이러한 삼성SDS의 그룹 물류 일원화에 대해 3세 경영을 본격화하려는 삼성그룹의 후계 구도를 염두에 둔 움직임 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차후 그룹 물류사업을 안고 상장할 경우 가장 높은 지분율을 확보한 세 자녀의 자산가치의 수직상승 효과도 클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현재 삼성SDS의 최대주주는 삼성전자(21.67%)이며 삼성그룹의 3세 경영을 주도하고 있는 세 자녀 지분율을 합하면 17%가 넘는다.
증권가에서는 지난 1월 초 고순동 삼성SDS 사장이 나서서 “상장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음에도 불구하고 3세 경영을 위한 그룹 후계 구도와의 연관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삼성생명의 뒤를 이을 삼성그룹의 제2후보 기업으로서 상장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삼성SDS 관계자는 “이번 프로젝트 완료 이후 장기적인 그룹 전체 확산 계획에 대해서는 들은 바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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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유효정 기자 (hjyoo@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