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견된 일…펀더멘털 영향 크지 않아
[뉴스핌=김동호 기자] 저축은행 부실 우려로 연일 약세를 보이던 은행주들이 차츰 안정을 찾는 모습이다. 지난달부터 급락하던 은행업종 지수 역시 전날(23일) 3% 이상 반등에 성공했다.
대형은행과 대주주 등이 저축은행에 대한 자금지원에 나서며 위기감도 다소 누그러지는 듯 하다. 일단 급한 불은 껐다는 반응이다.
지난달 14일 삼화저축은행 영업정지로부터 시작된 이번 사태는 이달 17일 대전과 부산저축은행, 19일 부산2, 중앙부산, 전주 및 보해저축은행 등에 대한 추가적인 영업정지 처분이 내려지며 극에 달했다.
예금자들의 뱅크런이 이어지며 증시 투자자들의 매도 행진도 이어졌다. 실제로 올해 초 360포인트를 기록하던 은행업종 지수는 현재 310포인트까지 떨어진 상태다. 지난 23일 은행업종 지수는 310.75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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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일련의 사태들은 이미 어느 정도 예견됐던 것으로, 현재까지 은행주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센티멘트의 악화일 뿐이라는 분석이다.
대신증권 최정욱 애널리스트는 "사실 이번 사태는 어느정도 예견되어 왔다"며 "향후 잠재 부실의 추가 발생 여부가 문제지만 금융지주사들의 조단위 수익성을 감안하면 펀더멘털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이번 저축은행 사태가 은행주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이유는 저축은행 정리 과정에서의 은행 참여 가능성에 따른 리스크 부각인데, 이는 이미 시장에 인지돼 왔다는 지적이다.
최 애널리스트는 "자산실사를 거쳐 확인된 자본잠식 규모에 대해서는 대주주 자구노력이 없다면 일정부분 클린화 과정을 거쳐 제3자 매각 과정을 밟게 될 것"이라며 "삼화저축은행을 포함한 영업정지 7개사의 6월말 총여신 규모는 약 9.0조원으로 BIS비율 5% 미만 잔여 4개사를 포함해도 약 10.2조원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총여신 1.1조원 규모의 삼화저축은행을 인수하는 우리금융이 약 1000억원 가량의 증자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을 고려하면 인수에 따른 초기 투자 규모는 크지 않을 것이란 추정이다.
신한금융투자 이고은 애널리스트 역시 단기적으론 국민, 신한, 우리, 하나은행 등 4대 은행이 1.6조원 가량의 유동성을 공급하고, 중장기적으론 금융지주사의 저축은행 인수와 예보기금 공동계정 도입 등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애널리스트는 "아직 저축은행 사태가 완료됐다고 말하기엔 이르지만 부실 우려에 대한 단계별 선조치가 이뤄지고 있어 어느 정도 급한 불은 껐다고 보여진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최근 부진한 4분기 실적발표와 저축은행 사태라는 악재가 한꺼번에 출현했던 만큼 향후 1분기 실적 개선과 신속한 저축은행 사태 처리 방안 발표, 매력적인 밸류에이션에 초점을 두고 접근할 것"을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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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밸류에이션의 논리로 현 단계를 판단해서는 안된다는 지적도 있다. 좀더 불확실성의 해소를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한화증권 박정현 애널리스트는 "현재 은행업종 평균 P/B는 0.9배로, 과거 1년 동안의 저점에 이르렀다"면서도 "투자자들의 은행에 대한 시각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은행주의 저조한 주가가 단기적으로 매력적이긴 하지만, 현재와 같은 불확실한 상황에서는 낮은 밸류에이션 논리로 주가에 접근하는 것보다는 좀더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박 애널리스트는 "은행업종에 대한 기존의 '중립' 투자의견을 유지한다"면서도 "현재의 주가가 매우 낮은 수준임에는 틀림없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부터는 서서히 바닥에 대한 판단을 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은행주 하락의 또다른 요인으로 제기되고 있는 오버행 이슈 역시 크게 우려할 바는 아니라는 분석이다. 지금의 주가하락을 저가매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동부증권 이병건 애널리스트는 "오버행의 부담은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모든 은행주에 해당된다"며 "실질적으로는 물량부담이라 보기 어려운 하나금융(2/28 증자주식 상장 예정)을 제외하면, 은행권 오버행 금액은 4.3조원 수준"이라고 추정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KB, 부산, 대구은행의 물량부담은 상대적으로 임박한 반면, 신한지주나 기업은행의 부담은 상대적으로 멀리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은행주가 여전히 저평가되어 있고 경기 회복 전망이 유효하기 때문에, 물량부담을 저가 매수의 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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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김동호 기자 (good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