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이강규 특파원] 이번 주 미국 증시는 중동지역의 소요사태에 따른 유가 움직임을 반영하며 원유 선물시장에서 방향설정 신호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중동지역의 정정불안과 이에 따른 유가 오름세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은 속도를 높이고 있는 경제회복세에 대한 기대감으로 아직까지 미국 증시를 낙관하는 분위기다.
트레이더들은 유가 급등으로 소비자들이 직격탄을 맞고 경제회복이 좌초될 것이라는 우려와 미국의 노동시장이 전환점을 돌았다는 낙관론 사이를 오가고 있고, 이에 따라 시장 또한 매일 큰 진폭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주 미국증시는 리비아 정부군과 반군사이의 전투가 격화되고, 바레인과 예멘, 그리고 세계 최대 원유수출국인 사우디 아라비아에서의 시위로 투자심리가 흔들리면서 하락했다.
웨드부시 모간의 선임 트레이더인 마이클 제임스는 "기대감과 불안감이라는 서로 다른 정서가 시장을 움직이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저마다 한쪽 눈으로는 주식시장을 다른 한쪽 눈으로는 원유와 상품 시장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 석유株로의 이동
일부 헤지펀드는 최근 증가한 유가와 주식 사이의 역비례 관계를 중심으로 거래하고 있는 반면 다른 투자자들은 석유주로 노출을 이동하며 고평가된 종목들을 덜어내고 있다.
그러나 이런 와중에서도 S&P500지수는 지난 2월말 기록한 3년래 정점에서 불과 2% 떨어지는데 그칠만큼 탄탄한 성적을 올렸다. 뉴욕증시 전체적으로는 지난 주 강보합세를 나타냈다.
아직까지 거래는 증시 이탈이라기 보다는 주식들 사이의 리스크 재배치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가벨리 에퀴티 트러스트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자히드 시디퀴는 북아프리카와 중동의 소요사태를 유가와 함께 급등한 에너지주 노출을 확대하는 기회로 활용했다.
아랍권에서 파열음이 일어난 1월 중순이래 S&P 에너지종목은 10%의 가파른 상승폭을 작성했다. 그리고 그 이후 전반적인 증시의 오름폭은 극히 미미했다.
반면 같은 기간 브렌트유는 거의 18%나 급등하며 배럴당 116달러를 넘어섰다.
시디퀴는 "이런 종류의 위기는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다시 한번 살피게 만든다"며 "단기적으로 변동장세가 예상되지만 시장은 그 안에서 상승추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에너지종목들 가운데 시디퀴는 선코 에너지와 마라톤 오일, 그리고 엑손 모빌을 포지션에 추가했다.
이와 함께 그는 중동위기로 고평가됐다고 여겨지는 포지션들을 정리하는 기회로 활용했다. 이중에는 디어(Deer & Co.)와 캐터필러 등이 포함되어 있다.
유가가 추가로 급등할 경우 에너지주를 제외한 시장의 다른 종목들은 더욱 취약성을 보일 수 있다.
◆ 강력한 경제 모멘텀
바클레이즈 캐피털의 증권 리서치 담당 이사인 배리 냅은 최근 임의소비업종에 대한 투자 의견을 하향 조정했다. 이같은 조치는 부분적으로 고유가로 인한 리스크를 반영한 것이다.
냅은 "고유가에 특히 취약한 종목이라면 단연 임의소비 업종을 첫 손가락에 꼽아야 한다"고 말했다.
임의소비 업종은 경제가 강화될 것으로 믿고 있는 냅이 비중을 축소한 유일한 경기순환업종(cyclical sector)이다.
그는 "모든 것을 감안할 때 우리는 유가와 공급 쇼크가 경제 모멘텀을 상쇄할 정도로 강력하지 못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주 나온 지출과 저축, 고용에 관한 경제지표들은 그 이전의 양호한 자료들과 함께 경제회복에 대한 소비자들의 확신을 부추켰다.
금요일 나온 비농업부문 월간 고용지표가 시장이 기대했던 화려한 불꽃을 쏘아올리지는 못했지만 많은 투자자들은 고용사정이 드디어 전환을 이루었다는 생각을 갖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같은 인식은 연방준비제도가 경기부양을 위한 국채매입을 중단한다 해도 굳건히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자립적인 경제회복세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낙관론에 동력을 제공하고 있다.
ING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선임 시장 전략가인 더글라스 코트는 "시장의 흐름을 바꾸는 '게임 체인저(game changer)'는 소비자이고,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이라며 "9%에 달하는 실업률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은 소득 뿐 아니라 지출에서도 기록을 세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의 이같은 이론은 소비자신뢰지수와 소매판매지표가 발표되는 이번 주 금요일 시험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 전망조사에 참여한 이코노미스트들은 3월 소비자 신뢰지수가 다소 내려 갈 것으로 예상했다.
만약 소비자들이 에너지와 휘발유 가격 상승에 움추러드는 조짐을 보인다면 이는 증시에도 경고 사인이 될 것이다.
이번 주에 발표될 경제지표로는 소비자신용(월요일), NFIB 중소기업 서베이(화요일), 도매판매(수요일), 주간신규실업수당청구건수와 무역수지(목요일), 소매판매와 소비자신뢰지수, 기업재고(금요일) 등이 있다.
이외에 660억달러 규모의 3년물과 10년물, 30년물 국채 입찰도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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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uters/NewsPim]이강규 기자 (kangk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