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사헌 기자] 이번 주에도 미국과 유로존의 통화정책 기조 차이에 따라 미국 달러화가 약세 흐름을 유지하는 한편, 유로화는 계속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주말 발표된 미국 2월 고용 보고서는 강력했지만, 이보다 강력한 결과를 기대했던 투자자나 전문가들에게는 불만이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경기 부양을 위한 완화정책이 지속되는 반면 유럽중앙은행(ECB)는 4월에 금리인상을 단행할 수 있다고 경고한 상태여서 금리전망의 격차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주간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유로화는 미국 달러화 대비로 1.7%, 엔화 대비로도 0.8% 각각 강세를 보였다.
◆ 유로/달러, 장기 저항선 돌파. 1.50달러까지 갈 수도
특히 유로/달러는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으로 200일 이동평균선과 1.40달러 저항을 돌파, 지난해 11월 기록한 1.4283달러 선까지 가로 막는 장애물이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다. 3개월 이내 1.50달러 선을 돌파할 것이란 전망도 제출되고 있다.
투자자들은 지난주 ECB 회의와 미국 고용보고서를 앞두고 달러화 매도 포지션을 상당히 구축했던 것으로 보인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1일까지 한 주간 달러화 순 매도 포지션은 349억 달러로 한 주 전 224억 달러에 비해 대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 6월 이래 최대 달러화 순 매도 포지션이다.
이에 비해 유로화 순 매수 포지션은 5만 1308계약으로 2008년 1월 이래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직전 주에는 4만 5598계약 순매수를 기록했다.
유로존의 국채 위기가 해결된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금리전망의 격차는 유로화 강세를 지지하고 있다. 투자자들의 높은 수익을 찾는 심리는 유로존 주변국에 대한 불안감을 누르고 있다.
유로화 가치는 미국 달러화 대비 한 주만에 거의 3센트나 급등하면서 1.40달러 선을 돌파할 정도로 강력한 랠리를 기록했다. 이같은 배경에는 ECB의 인플레 파이팅 기질이 크게 작용했다.
지난주 목요일 쟝-클로드 트리셰 ECB 총재는 빠르면 다음 달에 금리인상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원래 ECB가 강경한 기조를 보이기는 했지만 이번 발언은 시장에 충격을 줬다"고 입을 모았다.
이에 따라 외환시장은 당분간 '금리 기대'를 중심으로 거래할 것으로 예상된다.
CFTC 데이터 상으로는 투기 세력들의 엔화 순매수 포지션도 2만 7746계약에서 4만 1274계약으로 껑충 뛰면서 지난해 11월 이후 최대 수준을 나타냈다.
주말 뉴욕시장에서 달러화는 고용보고서 발표 직후 엔화 대비로 강세를 보였으나 이후 힘을 잃었다.
GFT의 외환분석 담당 캐시 리엔 이사는 "연준은 계속해서 취약한 고용시장을 빌미로 완화정책을 지속한다는 입장을 바꿀 것 같지 않다"고 지적했다.
◆ 중동 불안, 유가 급등으로 달러화 안전통화 매력 약화
최근 유가 상승과 지정학적 위기 사태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면서 다른 글로벌 중앙은행들도 강경한 목소시를 내기 시작하는 등 달러화가 매도 압력에 놓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투자자들은 불안정한 외부 여건에 따라 안정성이 높으면서도 수익률은 높은 통화를 점차 선호하고 있는 추세이기도 하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양적완화 정책과 리비아의 불안이 증폭 작용하면서 글로벌 오일쇼크 공포를 불러일으키고 있고, 다른 한편 미국이 고의적인 달러화 약세 정책을 고수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강화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최근 물가나 유가 상승 압력이 시간이 지나면 낮아질 것으로 보는 쪽과 좀 더 영구적인 상승 압력이 지속될 것이란 쪽으로 점차 양분되고 있지만, 금리 전망 면에서는 유로화가 지지되는 반면 달러화가 잠식되고 있다는 점에서는 의견이 일치한다.
특히 미국 달러화는 낮은 금리 수준에다 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 양상에서는 안전통화로서의 매력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따라 위험 회피 투자자들은 달러화가 아닌 스위스프랑과 일본 엔화를 선호할 것으로 예상된다.
BMO캐피탈마키츠의 글로벌 외환전략가인 앤드류 부시는 "미국 달러화 약세 흐름이 역전되려면 미국 금리 상승 전망의 변화가 다른 나라들의 동반 인상 시사없이 나타나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부시 전략가는 "연준이 제2차 양적 완화 프로그램을 종료하든지 예상보다 조기에 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하지 않는 이상 최근 달러화 매도 요인은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의 경우 근원 물가압력이 낮지만 고용시장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기 때문에, 연준이 국채매입 프로그램을 줄여나가거나 시장의 통화정책 기조에 대한 평가를 재조정할 가능성은 열려있다.
전문가들은 그 동안 연준이 취약한 고용여건에 주목해 왔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우리가 과소평가했다"고 입장을 선회할 수도 있고 또 이럴 경우 시장의 정서가 달러화 선호 쪽으로 선회할 가능성도 열어두어야 한다는 지적을 제기했다.
이번 주 거시지표 발표 일정은 무겁지 않다. 주말 미국 고용보고서에 대한 평가가 좀 더 진행된 이후 2월 미국 소매판매와 미시건대 소비자신뢰지수에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경제전문가들은 자동차를 제외한 소매판매가 0.8%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지만, 신뢰지수는 1월 77.5에서 2월 75.0으로 후퇴할 것이란 우려를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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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