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주펀드 VS 현대차그룹주 '희비' 엇갈려
[뉴스핌=홍승훈 기자] 디스플레이 패널과 텔레콤분야의 실적쇼크일까. 실적발표전 '김' 빼기 전략일까. 결론부터 얘기하면 삼성그룹의 최근 주가폭락은 두 가지가 혼합된 결과로 보여진다.
삼성전자가 연일 미끄러지고 있다. 1/4분기 실적 전망치가 불안해지면서다. 올초 100만원을 넘겼던 주가도 어느새 80만원대 후반까지 내려왔다. 외국인과 기관 매도세도 이어진다.
증시 맏형이 무너지자 삼성전자의 밸류체인 하단에 있는 삼성전기와 제일모직, 삼성SDI 등 계열사들 주가도 덩달아 폭락하기 시작했다. 최근 약세를 보이던 삼성전기는 급기야 전일 실적 하향 우려감이 확산되며 6% 이상 급락했고 제일모직도 5.74% 떨어졌다.
이는 펀드시장에도 후폭풍을 몰고왔다. 지난해 막강한 수익률을 보였던 삼성그룹주펀드 중 연초 이후 5% 이상 하락한 펀드도 속출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주가 연초이후 8% 가까운 수익률을 낸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 박탈감이 심하다.
10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53개에 달하는 삼성그룹주펀드 가운데 연초 이후 수익을 낸 펀드는 전무했고 5% 이상 하락한 펀드도 절반이 넘는 28개에 달했다. 나머지 펀드들도 대부분 손실률이 3~5% 사이다.
반면 현대차그룹주, 3대그룹주, 한화그룹주, SK그룹주 등 기타그룹주펀드의 경우 총 56개 그룹주펀드 중 34개가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 대조를 이뤘다. 대신투신운용이 운용중인 '대신자이언트 현대차그룹주'(인덱스펀드)의 경우 연초 수익률이 7.5%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가에선 최근 삼성그룹주의 약세 원인을 삼성전자에서 찾는다. 특히 TV 완제품에 들어가는 디스플레이 패널부문 실적부진과 갤럭시탭 등 태블릿PC의 공급과잉 문제를 꼽았다.
한국투자증권 한승훈 연구원은 "LCD패널 가격 반등이 늦어지고 있고, LCD부문 출하량도 줄고 있다"며 "갤럭시탭 부진으로 인한 텔레콤 부문의 실적부진도 하락을 부추긴다"고 분석했다. 최근 증권사에서 줄줄이 올리던 삼성전자 목표가도 123만원에서 116만원으로 내렸다.
삼성그룹주펀드를 운용하는 한국운용 펀드매니저는 "1/4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하회할 것이란 실망감에 매물이 나오지만 2/4분기부터는 실적개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며 "지금이 변곡점으로 저평가 매력이 살아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투자자문사 한 CEO는 "삼성전자 실적 부진 우려가 발단이 되며 전자에 납품하는 주요계열사 주가도 끌어내리며 최근 낙폭이 예상보다 커졌다"며 "하지만 낙폭과대를 기준으로 저가매수 기회로 생각하기 보다는 삼성그룹 계열사 주식은 개별종목별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전해왔다.
물론 지난 수년간 삼성그룹주펀드가 코스피지수를 이겨왔던 만큼 잠시 주춤하는 현 상태에 대해 크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삼성그룹주펀드의 수익률 악화에는 삼성전자의 아이알 스탠스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실적발표전 시장 기대감을 한껏 눌러놓다 막상 뚜껑을 열었을 때 그 이상의 실적을 보여주던 삼성전자의 패턴 때문이다.
증권사 IT담당 애널리스트들은 "삼성전자는 실적발표전 김을 많이 빼놓는 스타일을 보여왔다. 이번에도 1/4분기 영업이익에 대한 증권가 컨센서스가 3조원대 초반까지 낮아졌는데도 회사측에선 부정하지 않고 있다. 다만 삼성전자가 막상 실적발표시 시장 컨센서스보다 높은 실적을 발표해왔다는 점은 기억할 필요가 있다"고 귀띔했다.
시장 눈높이를 낮춰 실적 쇼크를 사전에 줄이려는 삼성전자의 이번 1/4분기 실적에 귀가 기울여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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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홍승훈 기자 (deerbear@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