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노종빈 기자] 한국시간 18일 오전 9시 전후 선진 7개국(G7)의 일본 엔화에 대한 외환시장 공동개입 합의 소식이 발표되자 달러/엔 환율은 사상 최대의 순간 급등세(엔화 가치 급락세)를 보였다.
이는 마치 지난 해 5월 미국 증시의 순간 폭락을 연상시키게 하는 빠른 속도의 움직임이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WSJ)이 지적했다.
불과 1분 여도 채 되지 않는 시간 동안 엔화 환율은 4.6%의 급상승세를 나타냈다.
RBS 글로벌의 로버트 신체 글로벌 통화전략부문 대표는 "그다지 깔끔한 모습은 아니었다"며 "엔화를 매수하려는 힘은 강한 반면 상대방 쪽에는 아무도 없는 상황이었다"고 지적했다.
하루 5700억 달러가 거래되는 달러/엔 시장에서 이같은 급등세는 대단히 드문 것이다.
외환시장은 전세계적으로 24시간 동안 쉬지않고 거래되지만 미국 뉴욕시간으로 매일 오후 5시(한국시간 새벽 6시)에는 시스템 재부팅이 10~15분 정도 진행된다.
지난 17일 달러/엔 환율의 76엔대 초반 급락은 이 시간대를 노린 투기성 거래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아시아 외환 시장에서 달러/엔은 회복세를 보이며 78.87달러 수준까지 반등했다. 하지만 일본은행(BOJ)은 급격한 엔고 사태에 대해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BOJ가 G7 회의 결과에 따라 움직일 것이라 예상한 반면, 다른 일부는 중앙은행의 개입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금융 당국은 대부분의 경우 시장 개입을 꺼린다. 하지만 시장 개입이 성공하려면 글로벌 공조는 필수적이다.
지난 2000년 각국 중앙은행들은 유로화 강세를 위해 공조한 바 있으며, 지난해 9월에도 BOJ는 엔화 하락을 위해 시장에 개입해 제한적인 성공을 거둔 바 있다.
달러/엔 환율은 지난 17일 지속적인 반등세를 나타냈으나 80엔대를 돌파해 안착하지는 못했다.
이에 따라 뉴욕장 마감 직후 미국달러와 호주달러에 대비해 흘러내리기 시작하면서 시장의 불안감이 확산됐다.
외환시장 거래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는 인테그랄 디벨롭먼트의 하르팔 산두 대표에 따르면 당시 대부분의 거래는 10만 달러 미만의 비교적 소액 주문에 의한 것으로 개인투자자들이 40% 정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두 대표는 "일본 소액투자자들이 출근 전에 주문을 걸고 나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날 거래는 대부분이 손절매(Stop-Loss) 거래로 추가손실을 차단하는 거래였고 일부는 엔캐리 트레이드(yen-carry trade)를 청산하는 거래였다.
평상시에는 0.8~1핍(1만분의 1) 단위로 거래되는 스프레드가 당시에는 엔화 매수 주문이 50~100핍 단위로 움직였다.
대부분의 대형 플랫폼들이 재부팅 되는 사이 옵션 등 파생상품에 연결된 엔화 매수주문으로 달러/엔 환율은 79.75엔 붕괴를 시작으로 6시 18분에는 78엔 수준까지 떨어지더니 1~2분만에 77엔까지 급락하며 결국 76.32엔까지 떨어졌다.
도이체방크의 데이비드 그레이 외환파생상품 부문 대표는 대부분의 거래가 넉아웃 형태의 옵션 거래였다고 지적했다.
이는 달러/엔의 일정 가격수준이 무너지면 시스템 상으로 엔화를 추가매수해 청산하는 방식이다.
이후 이날 아시아 시장에서도 일본의 대형 기관투자자들은 지속적으로 엔화를 팔았지만 BOJ는 이를 지켜보기만 한 상황이었다고 WSJ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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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노종빈 기자 (unti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