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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일본 지진사태와 삼중의 불확실성

기사입력 : 2011년03월18일 17:48

최종수정 : 2011년03월18일 17:48

장보형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의 정치불안 탓에 가뜩이나 뒤숭숭한 국제 정세에 또 다시 ‘핵폭탄’이 터졌다. 이번에는 아시아의 중심부 일본이다. 미국 서브프라임 위기니 유럽 재정위기니 하며 위기의 진원에서 한 발 벗어나 있다는 안도감도 이제는 더 이상 담보하기 힘들다.

물론 이번 충격은 자연재해일 뿐, 앞서 언급한 위기들과는 차원이 다르다. 그러나 중동 사태에서 보듯, 점차 위기 이후의 일상적인 경로와는 다른 새로운 쟁점들이 속출하고 있다. 이제는 정말 ‘모른다는 것을 안다’(known unknowns)는 의미의 통상적인 리스크만이 아니라, ‘진짜 모르는 것’(unknown unknowns) 혹은 ‘안다고 생각했지만 정작 모르는 것’(unknown knowns)이라는 의미의 진정한 불확실성들이 창궐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의 동북부 지역을 강타한 진도 9.0의 강진은 1995년 한신 대지진(진도 7.2)에 비해 무려 800배 규모로서, 일본 역사상 최대, 세계 역사상으로도 4번째의 강진이다. 피해 규모도 일본 GDP의 3%인 15조엔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등, 한신 대지진의 10조엔을 넘어선다. 지난 4/4분기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위기 이후의 강력한 회복세가 주춤하는 사이, 이 같은 충격으로 일본 경제가 재침체에 빠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크다.
 
본래 자연재해로 인한 경제 충격은 대부분 단명에 그치며, 오히려 재해 복구 과정에서의 대규모 투자, 또 인프라나 전반적인 기술 재정비로 GDP가 증가할 수 있다는 게 중론이다. 한신 대지진 당시에도 일본 경제는 직전 분기의 대폭적인 성장률 하락을 이겨내고 강한 반등세를 보인 바 있다. 일각에서는 오히려 이번 충격으로 일본 경제가 내수 주도의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끔찍한 비극에도 불구하고 의연한 태도로 재해 복구에 헌신하는 일본 국민들의 모습을 보면 억측만도 아니다.

여기서도 문제는 불확실성이다. 특히 이번 지진이 동북부 해안에 위치한 원자력 발전소에 충격을 가하면서 핵 폭발이나 방사능 유출 등과 같은 위험을 부각시키고 있는 것이다. 목숨을 건 일본 근로자들이 원전 안전 확보를 위해 혼신의 힘을 기울이고 있지만, 그 향방은 여전히 불확실하다. 핵 위험은 정상적인 재해 복구를 계속해서 지연시킬 소지가 크며, 히로시마 원폭의 악몽이 생생한 일본인들에게는 소비나 투자 심리에 악재가 될 수밖에 없다. 핵 위험이 가시지 않는 한 당분간 일본 경제는 부진을 거듭할 가능성이 큰 셈이다.
 
또 다른 불확실성은 글로벌 공급사슬이 입게 될 영향이다. 일본의 경제적 영향력이 점차 약화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일본은 몇몇 공급사슬, 특히 자동차나 전자 등에서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 CLSA의 추정에 따르면, 일본은 세계 기술 부품에서 40%를 담당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 애플사가 판매하는 아이폰의 경우 생산원가에서 일본 업체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34%에 이른다. 아이폰의 핵심 부품인 플래시메모리와 디스플레이모듈, 또 터치스크린 등을 도시바와 같은 일본 업체들이 공급하기 때문이다.

세계 전역에 산재된 분업 체제를 감안할 때, 다른 지역으로 생산 대체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강도 높은 경쟁 압력 탓에 이미 사슬고리가 꽉 짜인 상황에서 특정 부문의 생산 차질이 전체 사슬의 붕괴로 이어지는 경우도 허다하다. 실제로 유럽에서는 좌석벨트에 쓰는 섬유를 공급하는 아시아의 한 공장이 생산 중단되면서 많은 자동차 공장이 한동안 가동을 멈춘 바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중 세계경제가 극심한 충격을 받고 국제교역이 급감한 것도 이런 영향이 컸다. 세계경제의 회복 가도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다.
 
마지막 불확실성은 국제 자금흐름의 향방이다. 이 문제야 말로 우리가 잘 안다고 자부하는 쟁점이지만, 최근 국제 금융시장, 특히 외환시장의 분위기는 실로 갑갑하다. 본래 이런 문제가 생기면 엔화가 하락해야 정상이다. 그것도 경기 향방이 어두운 데다 막대한 국가부채에 허덕이는 처지에 말이다. 그러나 엔화는 정부 개입이 있기 전까지 강세를 거듭, 전후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재건 비용의 부담으로 일본이 해외 투자자금을 송환하고 있다는 논리다. 심지어 일본 정부가 미국 국채 투자를 회수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과거 한신 대지진 때도 엔고가 나타난 바 있다. 하지만 당시는 일본에 대한 통상압박으로 미국의 엔화 강세 요구가 거센 시점이었다. 반면 최근의 엔화 강세에는 투기적 요인의 영향력이 크다. ‘엔 캐리트레이드’라는 이름으로 세계를 누비던 투기 자금들이 이번 지진사태를 계기로 엔화 강세에 베팅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선진국의 양적완화 등으로 풀려난 자금이 국제 금융시장을 배회하는 가운데, 점차 시장 불확실성의 확대와 맞물려 ‘최후 격전지’로서 외환시장(및 상품시장)이 부각되고 있다. 엔화 강세는 견조한 펀더멘털을 반영하기보다는 이처럼 국제 외환시장의 변동성 확대에 불과하다.

결국 이번 일본 지진사태는 일본 자체는 물론 세계 경제나 국제 금융시장 향방에도 큰 불확실성을 낳고 있다. 인류의 참사를 묵시론적으로 해석하는 것도 문제지만, 재해 복구의 GDP 증대 효과나 한국의 상대적 수혜 등에 주목한 성급한 낙관론도 아직은 이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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