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주식시장을 대상으로 하는 펀드 수만도 5500여개. 이제 국내 펀드 시장은 '없는 게 없다'고 표현할 정도로 다양화되고 세분화돼 있다. 뉴스핌에서는 수많은 모래알 속에 숨겨진 '진주'같은 펀드들을 찾아 그 상품의 운용 노하우와 전략 등을 [펀드를 알자]라는 바구니를 통해서 투자자들에게 전달합니다. [편집자 주]
[뉴스핌=노희준 기자] 펀드를 알자. 비는 쏟아지는데 우산을 펴기 어렵다면?
하락장에서 펀드간 갈아타기를 통해 발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고 알려진 '엄브렐라 펀드'의 장점이 제대로 발휘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자 자신이 옮겨타는 시점을 정해야 하고 전환 시점에 대한 정보 제공이나 시스템이 미흡한 데다 운용사의 특성을 살리지 못하는 것 등이 주 원인이다.
◆ 멋지게 태어났지만...
엄브렐라펀드는 하나의 모(母)펀드 아래 우산살처럼 여러 개의 자(子)펀드를 묶어 놓은 상품이다. 주식형, 채권형, 혼합형, 리버스 등 여러 펀드를 자펀드로 모아놓고 환매수수료 없이 시장 상황에 따라 펀드 간 갈아타기를 할 수 있다. 가령 하락장에서는 채권형 펀드로, 상승장에는 주식형 펀드로 옮겨타는 것이다.
펀드 평가업체 에프앤 가이드(17일 공시기준)에 따르면 현재 엠브렐라펀드 수는 173개, 설정액은 4조 3793억원이다. 에프앤 가이드에서 테마로 묶어 발표하는 33개 유형 가운데 펀드수로는 3위, 설정액 2위, 순자산 4위를 차지하고 있다.
◆ PB를 적극 활용하라
우선 매매시점을 투자자가 직접 선택해야 하는 것은 전환권 행사에 부담이다. 컨설팅 측면에서 판매사나 운용사의 지원이 많지 않아서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투자자들이 엄브렐라펀드의 전환권 행사를 많이 하고 있지는 않다”며 “판매사 창구에서 투자자 결정을 지원할 상담 등이 제대로 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운용사 관계자도 “증시 변동에 따라 전환 타이밍을 잡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다”며 “판매사에 엄브렐라펀드 전환을 위한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은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변동성 높은 장에서 전환시점을 결정하기 위해서는 PB 등의 도움을 받아야 하지만 이 역시 대개 고액자산가의 경우에나 해당되는 얘기다.
그럼에도 펀드 투자자들은 PB활용의 권한을 행사, 변동 장세에 적극 대처하는 게 바람직하다
운용사에도 문제는 있다. 운용사 역시 펀드 운용에 대한 정보를 대개 1~3개월 단위로 투자자에게 제공한다. 랩 상품에 비해 떨어지는 펀드 전체의 문제가 엄브렐라펀드에도 적용되는 것이다.
무엇보다 엄브렐라펀드 자체가 운용사의 장점을 발휘하지 못하게 하는 측면이 있다. 특정 운용사가 하나로 묶이는 모든 자펀드 운용에서 실적이 뛰어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신한금융투자 펀드리서치팀 이계웅 팀장은 “한 운용사에서 운용하는 펀드 내에서만 왔다갔다 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한 운용사가 유형별로 모든 펀드 운용에서 장점이 있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 엄브렐라펀드의 변신은 무죄?
이런 현실적 제약 때문에 투자자들은 엄브렐라펀드를 변동성 장세에서 ‘단타매매’를 통해 수익률을 제고하기보다는 투자자의 생애주기에 따라 자산 운용을 전환하기 위해 이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2~3주나 한 달 등 단기적으로 일부 단타매매를 위해 전환권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많은 경우는 아니다”면서 “대개 처음에 약정한 대로 그냥 두다가 연령이 높아지면 주식형에서 안정 자산인 채권형으로 전환하는 경우가 많다”고 언급했다.
그는 “엄브렐라펀드는 장기적으로 보수적이거나 위험회피적인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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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