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측 "개인적인 일", 업계 "글쎄…"
[뉴스핌=장순환 기자] 검찰은 주식워런트증권(ELW) 불공정 거래에 대한 수사의 첫 칼날을 왜 현대증권(대표 최경수, 사진)에 겨누며 현 직원과 스캘퍼들을 함께 체포 했을까.
ELW는 복잡한 파생상품이지만 LP(유동성공급자)가 호가를 제시하며 유동성을 공급하기 때문에 LP의 패턴을 알고, 거래 속도만 빠르다면 쉽게 수익을 만들 수 있다.
물론 일반인들이 증권사 LP보다 빠르게 거래를 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전산관련 실무자가 관여 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번에 체포된 스캘퍼 중에는 현대증권의 홈트레이딩 시스템(HTS)의 ELW 상품을 개발할 때 전산 실무자로 참여했던 인물이 포함됐다.
또한 체포된 현대증권의 직원은 온라인 영업·기획 관련 업무를 맡고 있는 직원이다. 검찰은 ELW의 거래구조를 잘 아는 같은 회사의 전.현직 전산 실무자가 연루된 점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가에서는 현대증권 일부 전산담당자들이 스캘퍼로 변신해 왕성하게 활동 중이라는 얘기가 지난해부터 나돌았다. 수사당국이 현대증권을 첫 타깃으로 삼은 데는 이런 이유가 있다.
ELW 관계자는 "스캘핑은 어려운 계산식이나 복잡한 알고리즘이 필요한 거래가 아니다"라며 "빠른 속도의 거래로 LP와 속도경쟁을 통해 수익을 창출한다"고 설명했다.
즉, ELW 전산구축 과정에서 이러한 구조를 파악하고 현대증권 전현직 직원들 불공정 매매 공모 가능성이 높은 상황으로 검찰측은 보는 것이다. 나아가 이런 불공정 매매에 현대증권의 조직적인 개입(편의제공등)이 있는 지도 검찰은 조사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증권은 이번 체포를 개인적인 일이라며 회사와 무관하다는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거래단위가 하루에 100억이 넘어가는 ELW 거래과정을 회사차원에서 전혀 모르고 있었다는 것은 선뜻 이해가 안된다는 반응이다. 그동안 점유율 경쟁과 수수료를 얻기 위해 증권사들이 스캘퍼 모시기 경쟁을 했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검찰도 거래 과정에서 증권사 측이 조직적으로 불법행위를 조장하거나 묵인·방조했는지, 증권사 출신 스캘퍼들이 같은 직장에 근무했던 친분 등을 이용해 편법적으로 수익을 추구한 것인지 등도 파악하고 있다.
만약, 검찰의 조사가 불법으로 결론이 난다면 관료출신인 최경수 현대증권 사장의 이미지에도 다소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최 사장이 올 경영방침으로 '영업의 현대'를 내세웠는데 ELW 과당경쟁이 결국 '영업' 때문이라는 시각이 일부 형성돼서다.
'영업의 현대'에 구김살을 지운 것은 이번 ELW 문제 뿐 아니다. 올들어 야심차게 자문형 랩의 수수료를 대폭 인하하며 랩시장 경쟁에 뛰어 들었지만 'QnA 투자자문랩-적립식' 판매를 시작한지 반나절만에 금융당국의 적립식 랩 판매 중단 통보를 받아 증권가의 입방아에 오르기도 했다. 단적으로 한 시간뒤에 해당상품 판매중단 조치가 내려지는 걸 모르고 상품 판매에 나선 현대증권의 정보 및 영업 네트워크력(力)에 업계에서는 당시 고개를 가로 저었다.
향후 검찰의 수사방향을 지켜봐야 할 문제이지만 최 사장이 불공정 ELW 거래의 '스캘퍼 양성소'라는 오명과 적립식 랩시장 '헛발질'등 일련의 불명예를 벗기위해 차후 어떤 행보를 보일지 주목된다. 관료에서 증권맨으로 변신한 최경수 사장이 시련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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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장순환 기자 (circlejang@newspi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