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사헌 기자] 미국 투자자들 사이에서 갈수록 인플레이션 공포가 심각해지고 있는데, 역설적이게도 신흥시장 중앙은행이 긴축정책을 통해 이 같은 인플레이션이 통제를 벗어나는 것을 억제해주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리처드 번스틴 어드바이저스의 대표 리처드 번스틴은 26일자 파이낸셜타임스(FT) 기고문을 통해 "통화정책 상의 부양책이란 용어는 오늘날 '화폐 찍어내기'란 경멸적인 표현으로 대체되고 있으며, 이런 기본적이 화폐이론을 왜곡하는 정책은 인플레이션을 유발한다는 경제학자들의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면서 이와 같이 주장했다.
번스틴 대표는 메릴린치의 수석투자전략가 및 북미담당 수석이코노미스트를 지낸 바 있다.
번스틴 대표는 이번 기고문에서 먼저 미국 주택가격 거품에서도 드러나듯 화폐 발행과 신용 증가가 결합되어야 인플레이션이 창출되지만, 지금 미국은 신용증가율이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실제로. 현재 미국의 총통화(M2) 증가율은 5% 미만이다.
이에 따라 최근 미국 물가 압력 강화의 책임을 연방준비제도에게 묻는 것은 쉽지만, 분석 결과 문제는 신흥시장의 느슨한 통화정책 기조와 이에 따라 발생한 현지 신용 증가세가 더 문제가 디고 있다는 점이 지적됐다.
지난 12개월 동안 브라질, 러시아,인도 그리고 중국 등의 화폐량 증가율은 15%~30% 수준에 달했다. 그리고 지금 이들 국가들은 모두 세계 경제에서 가장 높은 인플레 압력에 직면한 상황.
이에 따라 신흥시장 중앙은행들은 신용 및 총수요 증가세가 강화되지 못하도록 긴축정책으로 전환했다.
만약 이들 긴축정책이 성공한다면 최근 국제상품 가격 상승 추세는 종료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번스틴 대표는 예상했다. 현재 미국 투자자들이 우려하는 것은 '상품 인플레이션'인데 이런 부담이 덜어질 것이란 얘기다.
번스틴 대표는 또 현재 미국 수익률곡선은 가파른 형태를 보여주면서 장기적으로 금리가 상승하고 경제성장도 활발할 것임을 보여주는 반면, 인도의 경우 1년물과 10년물 금리 격차가 35bp에 불과할 정도고 납작한데 시간이 지나면서 기울기가 역전될 가능성도 엿보이는 것이 앞으로 경제가 하강할 위험이 높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신흥시장은 갈수록 경기 주기의 후반부의 특징을 전형적으로 보여준다는 것이 그의 지적이다. 이렇게해서 신흥국은 인플레 압력이 높아지고 통화긴축정책이 진행되면서 수익률곡선은 납작해지며 나아가 과도한 실적 기대감이 형성된다는 것이다.
참고로 최근 분기 실적 발표 결과 신흥시장 기업들 중 45%는 네거티브 서프라이즈를 나타냈다.
이에 비해 미국 경제는 초기 혹은 중기의 경기주기상의 특징을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되는데, 투자자들이 너무 경기 확장세를 우려하고 긴축정책이 임박한 것처럼 보는 것은 문제라고 번스틴 대표는 말했다.
그는 "신흥시장 중앙은행들이 현지 신용 증가세를 억제하고 경기를 냉각시킨다면 미국 경제의 '상품 인플레이션'은 종료될 것이며, 이렇게 신흥시장 중앙은행이 연준의 어려운 부담을 덜어주는데 성공하면 미국 자산시장이 최대 수혜자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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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