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노종빈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26일과 27일 예정된 정책결정 회의를 통해 양적완화 정책에 대한 통제 방침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어느 시점부터 잉여자금을 회수하고 기준 금리를 올릴 것인지에 대한 결정이나 세부 논의는 미뤄질 전망이다.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을 비롯한 정책위원들은 이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미국 경제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실시한 추가 양적완화 정책의 6월말 종료 방침를 재확인할 것으로 관측된다.
시장 전문가들이 연준의 채권 매입 프로그램 중단 이후 금융시장 파급을 분석하는 데 부산한 모습이다.
반면 연준은 향후 어느시점부터 잉여 유동성을 회수하고 출구전략을 시행할 것인지 신중히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출구전략 시행 시점까지는 최소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대부분의 시장 전문가들과 마찬가지로 연준 당국자들도 추가 양적완화 정책을 종료하더라도 시장에 큰 혼란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바클레이스 캐피탈의 로렌스 캔터 리서치 부문 대표는 이미 시장이 연준의 채권 매입 중단 방침을 반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조치는 양적완화의 종료이지 긴축의 시작은 아니다"라고 언급하며 따라서 시장은 안정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여전히 낮은 금리로 인해 시장 투자자들이 주식과 상품 등 위험자산 부문에 대한 투자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렇다고 시장의 반응이 확실한 것은 아니다.
일부 대형 투자자들은 연준이 지난해 11월 이후 85%의 물량을 사들이며 큰 손으로 역할을 하고 있는 미국 국채시장에서 갑자기 매입을 중단할 경우 시중금리는 크게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빌 그로스 핌코 최고투자책임자는 "6월 추가양적완화가 종료되면 기본적으로 연간 1조5000억달러의 자금줄이 사라진다"며 "이는 큰 사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자들도 새로운 모멘텀을 찾으려는 모습이다. 연준 채권 매입전략의 종료는 주식과 상품, 외환 시장의 랠리가 종료됨을 의미하며 새로운 변동성 장세의 출현을 예고하고 있다.
◆ 출구전략 논의하되, 기자회견서는 입다물 듯
연준은 이번 주 FOMC에서 이른바 출구전략의 성격 및 시점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보이나 그 결과를 성명서나 버냉키 의장의 기자회견에서는 이를 언급하지는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연준의 출구전략 시행 시점은 미국 경제의 상태와 인플레이션 수준에 따라 좌우될 전망이다.
현재 연준은 실업률은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인플레이션은 완화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으나 두 가지 모두 불확실한 상태로 보고 있다.
22일 발표된 미국 상무부의 경제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경제는 올해 1/4분기에 인플레이션 조정후 2% 미만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됐다.
주된 원인은 불순한 기후 상황과 에너지 비용 급증, 일본 지진과 쓰나미에 따른 파급 영향 등으로 분석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 연말까지 미국 경제는 3%대 성장률을 회복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상품 가격 급등으로 인해 인플레이션 수준도 높아지고 있다. 일부 연준 당국자들은 이같은 추세가 일시적 현상일 것으로 보고 있지만 만약 향후에도 지속된다면 연준의 정책 기조 변화에도 압력으로 작용될 수 있을 전망이다.
◆ 경제전망 검토, 완화정책의 환율 및 상품시장 영향도 고려하나
연준 당국자들은 오는 27일 발표되는 미국 경제전망 수정치도 검토할 예정이다.
여기서 올해 인플레이션 전망이 상승하는 것으로 나온다면 올해 성장률 전망도 소폭 하락세로 나타날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내년 전망은 크게 영향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일부 당국자들은 이미 단기 금리 인상이나 일부 연준자산 매각을 통해 신용 긴축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버냉키 의장의 최측근인 자넷 옐렌 연준 부의장과 윌리암 더들리 뉴욕 연방준비 은행 총재는 여전히 금리 조정에 대해서 서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따라서 시장은 연준이 올해 말이나 내년 초까지 긴축 정책의 시행을 늦출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연말까지는 낮은 금리가 유지될 전망이며 이같은 움직임은 최근 증시 상승의 동력으로 작용했다.
대부분의 연준 당국자들은 추가양적완화 정책으로 인해 물가가 하락하면서 디플레이션 위협이 사라졌다고 보고 있다.
또한 주식시장을 비롯한 리스크 자산시장이 강세를 보였고 기업들의 실적도 좋아졌다고 평가하며 대부분의 정책목표를 달성했다고 관측하고 있다.
하지만 연준은 달러화 가치 하락을 통한 미국 수출경기 지원 효과에 대해서는 공개적으로 밝히기를 꺼리고 있다.
비판론자들은 연준의 통화 양적완화 정책으로 인해 글로벌 상품가격이 급등하면서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낮아졌다고 주장한다.
반면 연준 당국자들은 상품 가격의 급등은 신흥시장에서의 수요급증과 공급 요인의 불안정성에 기인한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지난해 8월 27일 버냉키 의장의 추가 양적완화 방침 공개 하루전인 8월 26일 마감 이후 현재까지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28% 상승했다.
같은 기간 소형주로 구성된 러셀 2000 지수는 41% 상승하며 지난 2007년 기록한 사상 최고치에 근접하고 있다.
상품가격과 채권 역시 강세를 기록했다. 금은 같은 기간 22% 올랐고 은은 143% 급등하며 최고치를 경신했다.
또한 금융위기의 주범 가운데 하나였던 서브프라임 모기지에 대한 매수세도 다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미국 달러는 큰 폭의 약세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8월 26일 이후 현재까지 달러화 지수는 7.9%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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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노종빈 기자 (unti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