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 은행들은 올 연초부터 공격 경영을 선언하고 고군분투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움츠렸던 어깨를 펴고 본격적으로 영토를 확장해야하는 때이기 때문이다.
은행장들이 그 선두에 서 있다. 은행장들은 목전의 경쟁도 경쟁이지만 미래 먹을거리를 찾지 않고는 어느 순간 확 뒤처질 수 있다는 것도 본능적으로 잘 알고있다.
온라인 종합경제미디어 뉴스핌(www.newspim.com)은 창간 8주년 특집기획으로 국내 유수의 은행들과 정책금융공사 CEO들를 만나 경영전략과 현안 솔루션, 그리고 세상사는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
- "올해 600개 기업 구조조정대상 심사"
- 프로모션 없애면서도 개인고객 1000만 달성 눈앞
- 5분 단위로 스케줄 짤 정도로 바쁜 일정 소화
[뉴스핌=한기진 기자] “직원들에게 (영업 성과를) 숫자로 장난치지 말라고 했다” “5월 중순에 개인고객 10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보이는데 잔고가 없는 계좌도 있으니 1000만명에서 5만명쯤 더 넘으면 공식 발표하라고 했다”
28일 오후 기업은행 본점 집무실에서 만난 조준희(56·사진) 기업은행장은 카운트다운에 들어간 개인고객 1000만명 달성을 자랑하는 데 급급해하지 않겠다고 했다. “프로모션도 다 없앴다. 숫자만 늘리는 것은 의미가 없어 그랬다. 진짜 1000만 개인고객을 달성하는 게 중요하다.”
한참 화두가 되고 있는 기업구조조정을 묻자 조 행장은 “사업전반을 재구축해서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절차다”라며 “올해 600개 기업을 골라 신용위험평가를 실시해서 구조조정대상 기업을 가려내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조 행장과의 일문일답.
- 작년에 400여개 기업을 구조조정 대상에 선정하고 정상화 작업을 했던 걸로 알고 있는데, 올해 계획은 있는가.
“올해도 중소기업 구조조정을 적극적으로 할 계획이다. 다양한 방법도 모색하고 있는데, 건전성 관리를 위해서 600개 기업을 골라서 신용평가를 해볼 생각이다.”
- LIG건설의 법정관리 신청으로 부각된 대기업의 부실계열사 꼬리 자르기 행태로 은행들이 난처한데.
“우려된다. 국민의 예적금으로 운용되는 은행권에 부실을 초래하고 국가 경제에도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 기업은행은 기업 여신정책에 변화가 있는가.
“기업은행은 총대출에서 대기업 비중이 1.4%에 불과하지만 대기업 계열사의 여신 심사 시 모그룹의 신용도 뿐만 아니라 계열사 자체의 재무상황도 철저히 분석할 것이다. 신용위험을 평가할 때도 개별기업의 재무위험, 영업위험 및 경영위험 등 리스크 요인을 반영해 대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충실히 이행할 수 있도록 적극 유도하겠다.”
- 금융당국은 은행권의 기업여신 심사 강화를 우려하는데.
“여신심사 강화가 기업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가중시킨다는 의견이 있다는 점도 알고 있다. 중소기업 전문은행이기 때문에 우량중견기업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도태되지 않도록 지원할 것이다.”
- 금리는 오르고 부동산시장은 장기간 침체하면서 가계부채 문제가 이슈화되고 있다. 영업 돌파구가 있나.
“장기 고정금리대출로 금리상승기에 이자부담을 줄일 수 있는 ‘u-보금자리론’을 전략적으로 밀고 있고 금리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잔액기준COFIX’ 또는 ‘고정금리대출’ 위주로 고객의 이자부담을 줄여줄 생각이다.”
- 개인고객 1000만명 달성의 의미를 소개해달라.
“숫자로도 크지만 개인고객 기반 확대의 시작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경쟁은행에 비해 절대적으로 부족한 개인고객수의 약점을 보완한 것이다. 앞으로 신규고객 유치를 지속하겠지만 무엇보다 기존고객의 충성도를 높일 계획이다. 교차판매시 금리를 우대하는 전용상품을 만들거나 세무사 및 부동산전문가의 출장 상담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사상 첫 기업은행 신입 공채출신 은행장으로서 남다른 책임감과 은행에 대한 애정이 그에게서 느껴졌다. “요즘 5분 단위로 일정을 짠다”고 그의 비서가 전했다. “오늘도 일본에서 1박2일 일정으로 출장을 다녀온 날이라 결제가 밀려있다”고도 했다.
기업은행은 1분기 당기순이익 5000억원을 돌파했다. 남은 기간이 3분기쯤 남았으니 단순하게 계산하면 올해 순이익 2조원도 가능하다. 덩치가 훨씬 큰 KB금융그룹 신한금융 우리금융만 어쩌다 한번 달성했던 ‘꿈’같은 규모다. 다른 은행의 경우 특별이익이 있지만 기업은행은 그렇지도 못하다. 이런 상황에서 2조클럽에 가입한다는 건 그 자체가 사건으로 기록될 수 있다. 조준희 행장의 그 꿈이 현실화될지 주목된다.
<프로필>
조준희 행장은 1954년생으로 상주고와 한국외국어대 중국어과를 졸업했다. 기획, 인사, 영업 등 은행 내 요직을 두루 거쳤고 기업은행 역사상 첫 신입 공채 출신 행장으로 유명하다.
△1954년 경북 상주 출생 △상주고 △한국외대 중국어과 △기업은행 도쿄지점장 △종합기획부장 △경인지역본부장 △종합금융본부장 △경영지원본부장 △개인고객본부장 △전무이사(수석부행장) △기업은행장 행장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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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