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전지·자동차용 전지에 11조4000억 투자
[뉴스핌=박영국 기자] 삼성그룹의 5대 신사업 중 하나인 태양전지사업을 담당하게 된 삼성SDI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기존 자동차용 전지(2차전지) 사업과 함께 그룹의 신사업을 2개나 보유함에 따라 그룹 내 삼성SDI의 위상은 높아지겠지만, 막대한 투자부담 등은 풀어나가야 할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 태양전지 사업의 삼성SDI 이관 소식은 AMOLED(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 사업까지 연계된 삼성그룹 내의 '사업 교통정리' 차원에서 언급되면서 삼성SDI에게 단기적인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태양전지사업과 AMOLED 사업에 대한 삼성그룹 내 교통정리설은 대략 이렇다.
삼성전자가 태양전지사업을 1608억원에 삼성SDI에 양도하는 대신, 삼성SDI는 AMOLED 제조사인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에 대한 2차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태양전지사업은 삼성SDI가 가져가고, AMOLED사업은 삼성전자 산하에 두게 된다.
당초 SMD 지분은 삼성전자와 삼성SDI가 각 50%씩 보유했었으나, 지난 3월 2조원 규모 1차 유상증자에 삼성전자가 1조7000억원, 삼성SDI가 3000억원씩 참여하면서 삼성전자의 지분율이 64.4%로 늘었다.
나아가, 올 하반기로 예정된 1조4000억원 규모의 2차 유상증자에 삼성전자가 삼성SDI를 대신해 참여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심지어는 태양전지사업에 투자할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삼성SDI가 구주를 삼성전자에 매각할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
전자는 팩트고, 후자는 예상이지만, 삼성SDI의 자금사정 등을 감안하면 실현 가능성은 상당히 높아 보인다.
사업의 비중만 놓고 보면 태양전지사업의 무게감이 AMOLED에 결코 밀리지 않는다. 삼성그룹은 2020년까지 태양전지 사업에서 10조원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AMOLED 사업을 담당하는 SMD의 지난해 매출액은 4조4천억원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태양전지사업을 떠안은 삼성SDI는 요 며칠 새 큰 폭의 주가 하락을 경험했다. 당장 AMOLED는 '돈 나올 구멍'이지만 태양전지는 '돈 들어갈 구멍'인 만큼 단기적으로는 손해 보는 장사를 했다는 인식 때문이다.
SMD는 올 1분기 1조2000억원의 매출과 1600억원의 영업이익으로 두 자릿수 영업이익을 기록한, 주주에게 상당 규모의 지분법 이익을 보장해주는 기업이다. 반면, 기존 삼성전자의 태양전지사업은 현재 파일럿 라인만을 구축해 놓고 있다. 양산 제품이 없다는 것은 매출도 '제로'라는 의미다.
더구나, 2020년까지 태양전지 사업에 총 6조원을 투자한다는 삼성그룹의 청사진에 변동이 없다면 삼성SDI는 앞으로 매년 수천억원을 이 사업에 쏟아 부어야 한다. SMD 유상증자 불참설과 구주 매각설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삼성SDI는 이미 그룹의 5대 신사업 중 자동차용 전지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이 분야에 투자되는 금액은 2020년까지 5조40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5월 이건희 회장 복귀 후 직접 주재한 첫 사장단회의에서 제시한 5대 신사업(태양전지, 자동차용 전지, LED, 바이오 제약, 의료기기)에 대한 총 투자액 23조3천억원 중 절반가량을 삼성SDI가 떠안게 되는 셈이다.
물론, 사업 구조적인 관점에서 볼 때 삼성SDI의 기존 2차전지 사업과 태양전지 사업을 한데 묶는 것은 분명 효율적이다. 같은 '에너지 사업'이라는 개념적인 요인 뿐 아니라, 태양전지사업은 2차전지사업의 중요한 수요분야 중 하나라는 연계성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태양광을 전기로 변환해 저장 후 사용하는 태양전지사업에서 2차전지의 일종인 대용량 전력저장장치(ESS)는 필수다.
무엇보다, 삼성그룹의 미래를 이끌 매출 각 10조원(2020년까지 목표)의 주력사업을 두 개나 보유했다는 것은 삼성SDI에게 장기적으로 긍정적인 요인이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현재 '업계 평균'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광-전기전환효율을 끌어올리는 등 기술적 노력과 함께 막대한 설비투자부담을 견뎌내는 막대한 과제도 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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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박영국 기자 (24py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