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한기진 기자] 수백억원대의 자산을 가진 진짜 부자들이 강남지역(강남, 서초, 송파)에 위치한 100~150억원 사이의 수익형 부동산을 찾아 다니고 있다. 수익률로 따지면 3~4%에 불과해 은행의 1년짜리 정기예금 금리(4.2%대)보다 못한데도 발 품을 마다하지 않을 정도로 혈안이다. 강남지역 수익형 부동산 선호현상으로 ‘매수자가 아닌 매도자 우위’ 현상도 생겼다. 요즘 부동산 시장을 감안하면 낯선 풍경이다. 낮은 수익률에도 역세권 입지에 해당하면 평당 8000만원~1억원까지 호가가 형성됐다. 상업용 빌딩의 경우 대로변은 평당 1억5000만원~2억원에 이르는 경우도 많다.
“수익률이 좋지 않은데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것은 이해하기 힘든 현상”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신한은행 잠실PB센터 여계은(사진) 센터장은 “강남지역 인근 수익형 부동산은 매물은 제한돼 있는데 매수자는 각 PB센터마다 2~3명씩 대기할 정도”라며 “자산가들의 투자심리와 성향을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진짜 부자들은 왜 수익률이 떨어지는 강남지역 수익형 부동산을 찾을까?
① 자녀에게 물려줘야
100~150억원 사이의 강남지역 수익형 건물을 PB자산가들이 가장 선호하는 이유는 우선 일부 대출을 끼우면 자녀에게 증여하기가 유리해서다. 또 대부분 개인자산가들로 관리의 편리함도 작용했다. 수요층이 넓어 매매도 손쉽다.
위치는 역세권에서 도보로 5분이내 거리이면서 대로변에서 한 블록 떨어진 후면물건이 선호되고 있다. 대로변의 수익형 상가는 300억원 이상에서 시세가 형성돼 있어 웬만한 자산가가 아니고서는 접근하기가 어려운 현실적인 이유도 있다. 여계은 센터장은 “제한된 매물로 좋은 위치의 부동산을 매수고객들에게 연결시켜주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② “부자라면 강남에 부동산 있어야”
부자들에게 강남에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다는 것은 ‘제대로 된 부자’라는 느낌을 준다. 이 때문에 수익성이 조금 떨어지더라도 ‘기분’을 위해서 강남 부동산을 갖고 싶어한다.
또 부자들 대부분이 강남지역에 거주하고 있어 주변지역 부동산에 대한 선호도가 클 수 밖에 없다. 여전히 ‘강남불패’라는 사고도 갖고 있다. 과거 3-4년전에 비해 강남 지역의 아파트가격은 크게 변동이 없는데도 이 지역 상가들의 호가 수준이 꾸준히 높아지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의식이 반영된 결과다.
③ 환가성이 높다
강남 부동산은 희소성이 있어 부동산 경기 변동 시 상승 분은 빠르게 반영되고, 하락시점에는 가격이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는 특수성이 있다. 강북지역 수익형 부동산에 비해 자기자금 비율이 높은 편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교통 및 교육여건이 좋고 대기업 및 벤처기업들이 밀집해 있다 보니 타 지역에 비해 임대 공실률이 낮은 편이다.
④ 마땅한 투자처가 없다
최근 마땅한 투자처가 없다는 점도 작용했다. 주식이나 투자상품은 금융시장 변동성으로 위험이 커지고 있다. 강남 중대형 및 재건축 아파트의 가격도 하락하고 정부의 종합부동산세 부과로 장기간 투자해도 수익률이 좋지 못하다. 이 때문에 수익률은 낮지만 안정적으로 임대수익과 미래가치가 커질 것이라는 예상으로 투자수요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것이다.
여 센터장은 “강남지역 수익형부동산 가격이 비쌀 이유가 전혀 없다”고 말한다. 강남지역에서 임대수익이 잘 나오는 상권은 소비상권인 강남역과 오피스상권이 테헤란로, 청담동인근 패션상가 등 극히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일반적으로 타 지역의 상권에 비해 수익률이 1-2%이상 낮기 때문이다.
여계은 센터장은 “강남지역 상가 구입시 향후 미래가치의 상승 여력이 낮은 임대수익을 장기간 커버할 수 있는지와 함께 주변지역의 개발가능성, 최근 아파트의 가격하락과 주변 오피스의 공실률 현황, 국내외 경기변동상황 등을 꼼꼼히 체크해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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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