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락장에서도 바라보는 게 다르다
- 강남 큰손 "업종 갈아타기 기회...매수타이밍 저울질"
- 강북 개미 "패닉은 아닌데...기술적반등 오면 매도 궁리"
[뉴스핌=홍승훈 기자] 미국 경제의 더블딥(이중침체) 우려가 부각되고 스페인과 이탈리아 등 금융시장도 또다시 불안한 움직임을 보이며 글로벌증시가 패닉 상태다.
급락 사흘째인 4일 다소 진정세를 보이는가 싶더니 오후들어 매도물량에 30포인트 넘는 낙폭을 보이며 코스피지수는 단 사흘동안 140포인트 가량 폭락세다. 여타 글로벌증시와 국내 외환시장 역시 불안감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증시패닉 과정에서 소위 '개미'와 '큰손'이 시장을 바라보는 관점은 사뭇 달라 눈길을 끈다.
증권사 영업점과 PB(프라이빗뱅킹)센터를 통해 확인한 결과, 양측 모두에 이틀간 전화문의가 빗발친 것은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일반 영업점 고객들은 매도를 저울질하는 반면 PB고객들은 매수 타이밍을 살피는 분위기다.
일반 개미들과는 달리 고액자산가들의 경우 이번 급락국면을 포트폴리오 조정의 계기로 활용하거나 단기급락에 따른 기술적반등을 예상하고 레버리지ETF나 인버스ETF 등에 대한 투자에 나서는 모습도 목격됐다. 자문형랩을 운용하는 투자자문사 등 일부 기관투자자 역시 헤지 차원에서 ETF 등을 활용하며 변동성장세에 대비하고 나서고 있다.
이명희 한화증권 상무(서초 G-Five 총괄센터장)는 "최근 폭락장에서 고액자산가들의 반응은 크게 다를게 없었다"며 "되레 매수시점을 저울질하거나 그간 업종을 갈아타지 못한 고객의 경우 이번 조정을 계기로 다른 업종과 종목으로 갈아타는 분위기"라고 전해왔다.
이 상무는 "요즘 가장 많이 받은 질문 중 하나가 기존 주도주 '차화정'(자동차 화학 정유)의 재부각 여부, 금융 및 IT업종에 대한 상승 가능성이었다"고 귀띔했다.
그는 최근 증시 상황에 대해 "최근 기존 주도주의 낙폭이 크긴 했지만 이번 글로벌 경기둔화 이슈가 당장은 해결되기는 힘들다는 점에서 단기매매는 유효해도 중기관점의 매매는 어렵다는 점을 고객들에게 강조했다"고 전해왔다.
송윤석 대우증권 차장(PB갤러리아 PB)은 "고객 대부분이 더블딥 심화를 우려하기보단 아직까진 매수쪽을 타진하는 분위기"라며 "다만 추가 하락 리스크를 고려해 분할매수를 권하거나 보수적으로는 주가가 낮아진 만큼 원금보존형 ELS나 코덱스200 등 ETF쪽을 권하고 있다"고 전해왔다.
류남현 삼성증권 부장(SNI강남파이낸스센터 PB)도 "아직은 급하게 팔거나 사기보단 관망하는 고객들이 많다"며 "미국 고용지표와 8월 경제지표 등을 확인한 뒤 결정하자는 분위기가 대세"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사 한 PB(30억 이상 고객관리)는 "미국 부채한도 승인이 떨어지고 반등이 좀 이어지면 현금화 전략을 갖고 있던 분들로선 다소 당황하는 모습도 있었다"면서 "하지만 반추해 보면 현재의 원/달러 환율기조를 감안할 때 이번 위기가 금융시스템의 위기로까지 퍼지진 않을 것이란 판단이 든다"고 조언했다.
특히 이 PB는 시장과의 줄다리기 끝에 미국이 QE3에 해당하는 부양책이 어떤 형태로든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는 기대감도 덧붙였다.
다만 그는 "추후 기술적반등 상황이 오더라도 매수여력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급증하는 ETF거래나 낙폭과대 종목들에 대해서도 단기매매 성격이 짙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반면 증권사 일반 영업점들의 분위기는 일부 언론에 알려진 것과는 달리 패닉상태까진 아니라도 긴장감은 한층 고조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 강남부근 한 지점장은 "환매는 아직 크게 나오지는 않지만 투자자들 쇼크는 상당히 큰 편"이라며 "다만 과거 비슷한 상황에서 반등이 나왔다는 점을 기억하고 일단 관망하며 기다리는 분위기"라고 전해왔다.
한국투자증권 강북지역 한 지점 영업맨은 "패닉상태는 아니다. 다만 너무 급락해 팔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불안해 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며 "주식보유자들은 기술적 반등을 기대하는 반면, 현금보유자들은 시장불안감에 지금도 매수를 꺼리는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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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홍승훈 기자 (deerbear@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