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리자니 미 쇼크가 불러올 경기둔화 우려 너무 커
[뉴스핌=한기진 기자] 8월 기준금리를 결정할 금융통화위원회(11일 개최)에서 진퇴양난에 갇힌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큰 결심을 해야 한다.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 강등 쇼크가 몰고 온 물가-환율-경기 둔화의 삼중 딜레마에서 탈출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물가 상승을 막자고 기준금리를 올리면 경기에 악영향을 미친다. 그렇다고 가만히 있자니 더 치솟을 물가가 그를 괴롭힌다. 환율도 불안하다. 한은이 물가상승률 목표로 잡은 4%대가 뚫릴 수 있다.
<지난 7월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
그런데 지난주 말 닥친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에 상황이 돌변했다. 전세계 증시가 패닉에 빠졌고 미국은 더블딥을 우려하는 상황이 됐다. 대외경제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경기 하락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더 커졌다. 한은은 지난 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국제금융시장 불안의 영향과 대응방향을 통해 “미국 성장률이 1%p 낮아지면 우리나라 성장률은 0.4%p 축소 된다”고 보고 했다.
김 총재는 9일 기재위에 출석, "글로벌 금융시장이 급변하는 만큼 대내외 금융시장 상황을 고려해 기준금리를 적절하게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달에는 금리동결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라는 풀이가 많았다.
SK증권 염상훈 애널리스트는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고 있어 미래의 물가 상승 우려는 다시 수면 아래로 가라앉고 있다”며 “기준금리는 동결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한은이 물가안정 의지를 꺾은 것은 아니다. 지난 8일 재정부와 한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이 모인 ‘경제•금융 상황 점검회의’ 회의 결과에 잘 드러나 있다. 정부는 회의 결과 보도자료에 “거시경제 측면에서는 계속에서 물가안정에 우선순위를 두고 내수활성화, 신성장동력 확충 등 기존의 우리 정책기조를 흔들림 없이 추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금융시장 불안이 물가안정이라는 정책 목표가 흔들리지는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보인다.
김 총재도 기재위에서 금리동결을 시사하면서도 "향후 기준금리는 정상화시키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 쇼크가 금리인상을 늦출 수는 있어도 막지는 못한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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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