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안보람 기자] 중견 건설사의 위기는 진행형이며, 건설사간 자금조달여건은 당분간 양극화가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우리투자증권 신환종 애널리스트는 16일 "7월 동양종합건설 회생절차 실시와 삼호마린 ABCP 부도 등으로 중견 건설사의 위기가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저축은행 PF사업장 전수조사와 PF 정상화뱅크 1차 자산매입소식에도 불구하고 건설사 유동성 위기와 ABCP 부도위험은 중견건설사의 자금조달 여건 악화 요인으로 잠재해 있다는 지적이다.
신 애널리스트는 "우수한 수주실적을 보이고 있는 대형 건설사와 모기업의 직간접적 자금지원을 받은 대기업 계열 건설사의 자금조달 여건은 안정세가 이어지는 반면, 워크아웃이 진행 중이거나 자본규모 대비 과도한 PF우발채무를 보유 중인 건설사의 자금조달 여건은 당분간 개선되기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 "자본구조가 열위하거나 이로 인해 워크아웃에 돌입한 건설사들의 자금여건 악화 원인은 기본적으로 사업장 부실에 의한 자산건전성의 추가 악화 가능성에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부실사업장의 우발부채 현실화로 인해 대규모 현금유출이 필요한 상황에서 자본완충력이 뛰어나지 않은 중소형건설사들의 자체적인 대응능력은 높지 않을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그는 "당국이 금융기관에 대해 PF위험이 높은 건설사에 대한 익스포져 축소를 압박하고 있어 저금리 차환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기업 계열의 일부 건설사들은 최근 3개월간 유상증자 등의 방식으로 자금이 지원되면서 유동성 위험이 다소 완화됐으나, 계열의 재무여력이 취약한 건설사들은 아직도 유동성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그는 "자금조달 여건 양극화는 실제 직접금융시장에도 반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A급 이상 건설사들은 회사채 발행을 이어가고 있지만 A- 이하 건설사들의 회사채 시장 접근은 상대적으로 제한돼 있다는 것.
실제 주요 대형건설사의 경우 지난 3개월 간 신용스프레드 축소 폭이 중견건설사에 비해 30~40bp 가량 더 크게 나타나기도 했으며 ABCP 차환도 비교적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다.
반면 회사채 시장의 장기자금 조달이 어려운 중소형건설사들은 2010년 CP 시장을 통한 발행규모 확대에 주력했다. 그러나 이 또한 발행금리가 높고, 발행만기도 6개월 미만에 그치는 등 조달여건 악화로 녹록하지 않은 모습이다.
신 애널리스트는 "사업이 부진한 PF사업장에 대한 ABCP 발행도 더욱 까다로워질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감독원은 은행권에 ABCP 매입약정의 신용환산율(CCF)을 기존 20%/50%(1년 미만/1년 초과 약정)에서 일괄적으로 100%로 올리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이에 따라 난외계정으로 충당금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PF ABCP 약정에 대한 충당금 부담이 확대됐다. 이는 금융권의 매입약정 기피현상을 심화시킬 것이라는 판단이다.
그는 "금융회사의 신용보강을 통해 A2 등급 이상으로 발행되던 ABCP는 금융권의 보증 기피가 현실화될 경우 ABCP 차환 위험이 다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결국, 사업지연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 금융권의 자금지원 기피로 인한 금융비용 증가 등으로 전방위 압력을 받고 있는 중견건설사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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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안보람 기자 (ggarggar@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