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이강규 기자] 유로존 채무위기에 진저리가 난 투자자들은 이번 주에 개막되는 어닝시즌에서 위안을 찾고 싶어한다.
그러나 상황이 낙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3분기 기업실적이 S&P500지수를 확실하게 밀어 올릴 정도로 견조할 것이라고 장담하기 힘들다.
여전히 진행형인 유럽의 채무위기는 언제건 시장의 발뿌리를 잡아채는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어닝 시즌은 화요일(11일) 다우 편입종목인 알코아가 증시 마감후 3분기 실적을 공개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기업들이 내놓을 지난 3개월간의 실적과 향후 전망은 글로벌 경제의 건강상태를 엿볼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하게 된다. 무엇보다 유로존 위기가 기업 순익에 영향을 끼쳤는지, 앞으로도 영향을 계속 미칠 것인지 알 수 있다.
그러나 어닝이 기대치를 웃돈다 해도 미국의 벤치마크 주가지수인 S&P500지수가 추가 상승을 이루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애널리스트들은 하락중인 50일이동평균이 오름폭을 제한하는 핵심 저항선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50일 이동평균선은 1178 언저리에 걸쳐 있다.
지난 주 주가상승은 유럽 관리들이 유로존 채무위기의 화급성을 이해하고 적극적인 해법 도출에 나섰다는 인식이 확산된데 따른 것이었다. 이로 인해 대규모의 숏커버링이 이어지면서 주가를 띄웠다.
S&P500지수는 2.1%의 오름폭을 작성하며 지난 주를 마감했지만 주 중반까지만 해도 유로존 우려 완화에 편승해 6%나 급등했다.
현재 유럽은 언제 폭발을 일으킬지 모르는 활화산이다. 이곳에서 폭발이 일어나면 주가 상승분은 순식간에 흔적도 없이 날아가고 만다.
ICAP 에퀴티스의 매니징 디렉터인 켄 폴카리는 "앞으로 3주간 어닝이 관심의 초점이 될 것이지만 수면 바로 아래에는 유럽이 잠복해 있다"고 말했다.
이번 주에는 알코아 외에 펩시코, 구글, JP모간 체이와 장난감제조업체인 마텔이 실적을 공개한다.
◆ 낮아진 기대치
유럽의 재정적 혼란과 비틀대는 글로벌 경제 등 기업 순익 전망에 그림자를 드리우는 요인들로 인해 3분기 어닝시즌에 대한 애널리스트들의 눈높이도 낮아졌다.
캔토 피츠제럴드의 미국시장 담당 전략가인 마크 페이도는 지난 7월의 상황을 기억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당시 법정 채무한도 증액을 둘러싼 워싱턴 정치권의 대립과 디폴트 우려 속에 기업들은 지극히 보수적인 전망치를 제시했고, 그 이후 거의 수정을 하지 않았다.
이는 기업들이 당시 내놓은 3분기 예상치를 대부분 충족시킬 것임을 시사한다.
이번 주에는 9월말 이틀간의 일정으로 열렸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회의록을 비롯 9월의 수입물가와 소매판매, 10월의 미시건대 소비자신뢰지수 예비치 등의 경제지표들이 예정되어 있다.
최근의 거시 경제지표들은 대체로 전문가 예상을 웃돌며 미국 경제의 더블딥 진입 우려를 잠재우는데 일조했다.
그러나 일거에 판세를 바꿀만한 잠재력을 지닌 복병은 역시 유로존 채무위기다.
지난 주 시장이 상승한 주된 이유는 유로존 우려가 완화됐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구체적인 해법이 나온 것은 아니다.
도움을 받으려면 먼저 도움 요청부터 하는 것이 순서다. 투자심리가 개선된 것은 문제에 봉착한 유로존 국가들이 이를 시인했고, 재무 불량국들을 돕기로 역내 국가들이 의견을 모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구체적인 플랜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다. 서로 이해가 다른 국가들의 의견을 하나로 집약해 액션 플랜을 짠다는 게 말처럼 쉽지 않다.
유럽에서 언제건 마찰음과 함께 또다른 분화가 일어날 수 있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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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uters/NewsPim] 이강규 기자 (kangk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