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권지언 기자] 유럽이 채무위기의 깊은 수렁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 기업들이 유럽 은행 소유의 자산에 대해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특히 미국 기업들이 유럽의 위기를 기회 삼아 대출을 해가면서까지 이들 자산 매입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 기업들이 매입한 자산들은 유럽 은행들 소유로 마이애미 비치의 호화 호텔을 담보로 한 모기지에서부터 더블린의 최고층 빌딩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것으로 전해졌다.
26일(현지시간) CNBC는 유럽 은행들의 자금 사정이 안 좋아지면서 자본 조달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라 이 같은 자산매각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고 분석했다.
모간스탠리의 휴 반 스티니스 애널리스트의 추산에 따르면, 향후 18개월에 걸쳐 유럽 금융기관들의 자산 매각 규모는 최대 3조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이달 미 기업인수합병 전문기업인 콜버그크라비스로버츠(KKR)는 그리스로 전문팀을 파견해 그리스 은행들로부터 신용대출을 받기 어려운 상황에 놓인 한 유망 사기업체 한 곳의 매입 가능성을 저울질했다.
블랙스톤그룹은 독일 대형은행 코메르츠방크로부터 플로리다와 시카고, 마이애미, 미네아폴리스 및 샌프란시스코 등에 있는 호텔 등 부동산을 담보로 한 모기지 3억 달러어치를 매입했다. 코메르츠방크는 2012년 중순까지 신규 자본 53억 유로를 조달해야 하는 압박을 받고 있다.
구글 역시 기회를 포착, 올해 더블린에 있는 몬테베트로 빌딩을 자금난에 시달리는 아일랜드의 국립자산관리공사로부터 사들였다.
웰스파고 CFO 티모시 J.슬로언은 “유럽 금융기관 축소 및 구조조정 움직임이 분명히 나타나고 있다”면서 “이들이 정리중인 자산 중 상당수는 미국에 있다”면서 “우리들은 적합한 상황을 포착하기 위해 눈과 귀를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CNBC는 미국 기업들이 그리스, 스페인, 포르투갈, 아일랜드 금융기관들의 자산에 눈독을 들이는 가운데, 이들 자산의 상당수는 미국에 있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또 유럽은행감독청(EBA)이 유럽은행들에 1140억 유로 이상의 신규 자금 조달을 내년 6월까지 마무리하고, 자기자본비율을 9%로 높일 것을 주문한 상황에서 이 같은 자산 매매는 급증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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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