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 국채가 올해 랠리를 보인 가운데 채권형 뮤추얼 펀드가 내년에도 높은 수익률을 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유로존 부채위기가 단시일 안에 진정 양상을 보이기 어렵고, 유로존이 경기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높은 데다 미국 대선까지 맞물리면서 채권 투자자에게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여기에 적극적인 위험 자산 베팅보다 관망과 경계로 일관하는 투자자들의 행보도 채권형 펀드에 자금 몰이와 수익 창출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고용을 포함한 연말 미국 경제지표가 뚜렷한 개선 양상을 보였지만 연방준비제도(Fed)가 연방 기금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지극히 낮다는 점도 채권의 투자 매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아티오 토털 리턴 펀드의 돈 퀴글리 매니저는 “유로존의 경제 불확실성과 나머지 지구촌 경제의 뚜렷한 저성장 추이가 향후 수 분기에 걸쳐 나타날 전망”이라며 “유럽이 경기 침체에 빠지면서 미국 국채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로존의 부채 위기에 대한 우려는 이미 채권 펀드 운용 실적에 반영됐다. 시장조사 업체 모닝스타에 따르면 지난 28일 기준 미국 30년물 국채는 연초 이후 32% 수익률을 올렸다.
중기 국채 펀드는 올해 6.5%의 수익률을 기록했고, 단기물에 집중하는 펀드는 2%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머징마켓 채권 펀드는 올해 1.6%의 수익률을 올리는 데 그쳤다.
경제 불황이 이어지거나 성장이 부진할 때 채권이 강세를 보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유로존 은행을 중심으로 한 디레버리징(부채 축소)가 내년 글로벌 경제의 성장 발목을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글 애셋 매니지먼트의 제임스 캠프 매니징 디렉터는 “디레버리징이 상당 기간 경제 성장의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내년 초부터 유로존 국가는 대규모 국채 발행에 나서야 한다”며 “연초 발행 실적에 따라 향후 2~3분기 시장 추이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 인플레이션보다 디플레이션 리스크가 부각된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채권 펀드 투자 매력이 상당히 높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