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권지언 기자] 그리스 과도정부가 2차 구제금융 지원 대가로 제시된 조건 수용을 거부, 그리스 디폴트 가능성이 한층 고조됐다.
5일(현지시간) 루카스 파파데모스 총리와 과도정부 지도부는 2차 구제금융 지원 조건들에 대해 5시간에 걸쳐 머리를 맞댔지만 과도정부측이 끝내 수용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위원회(EC), 유럽중앙은행(ECB), 국제통화기금(IMF)으로 구성된 '트로이카'는 금융지원 조건으로 44억 유로(약 6.5조 원)에 달하는 재정 감축을 요구해왔지만, 과도정부 지도부는 이에 반대 의사를 꾸준히 표해왔다.
이번 회동은 그리스가 트로이카에 구제금융 조건 완화를 밀어붙였지만 실패로 돌아간 뒤 소집된 것.
회동을 끝내고 나온 제2정당인 신민당 안토니오 사마라스 당수는 “채권자들이 그리스에게 더 많은 양보를 요구하고 있다”면서 “모든 방법을 통해 이를 막을 것”이라고 밝혔다.
소수정당인 라오스의 게오르게 카라차페리스 당수 역시 “빈곤에서 시작되는 혁명에 기여하지 않을 것”이라며 역시 비관적 입장을 견지했다.
이들은 요구조건 중에서도 민간부문 임금 25% 삭감, 보조 연금 35% 삭감, 수천 개의 일자리를 앗아갈 100여개 정부 기관 폐쇄 등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파파데모스 총리는 정부 지도부가 올해 GDP의 1.5%(약 30억 유로, 4.4조 원)에 달하는 재정긴축을 비롯한 일부 '기본 이슈'들에 합의하는 한편, 보조 연금의 이행 가능성을 보장하고 경쟁력을 높이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당 지도부의 이 같은 대치 상황으로 별도로 진행중인 민간채권단과의 국채스왑 협상(PSI) 역시 차질이 빚어지면서 우려감은 고조되는 분위기다.
조셉 애커만 도이체방크 최고경영자(CEO)는 "PSI 협상 합의가 또 미뤄질 경우 유로존 위기의 새 판도라의 상자가 열릴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그리스 TV 보도에 따르면 파파데모스 총리가 과도정부와의 합의 시한을 현지시간 6일 정오경으로 잡은 가운데, 정당 지도부는 이날 구제금융 조건 수용 논의를 재개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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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