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우동환 기자] 최근 76엔 선을 위협하고 있는 달러/엔 환율에도 불구하고 일본 정부가 미국의 눈치를 보며 시장 개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5일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일본 정부가 엔화 강세에 따른 내부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비난을 의식해 대응책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 노다 요시히코 총리는 외환 시장의 추가 개입이 정책에 대한 신뢰성을 훼손시킬 수 있다는 점을 알고는 있지만, 최근 엔 환율을 방치하기에는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 고민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연준이 양적완화 정책기조를 2014년까지 좀 더 연장할 것이라는 발표가 나온 후 엔고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는 점에서, 일본 정부는 외환당국인 재무성이 아니라 중앙은행을 통한 정책 대응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앞서 후루카와 모토히사 일본 경제상은 일본은행(BOJ)의 역할을 의식한 듯, "최근 환율 움직임은 대부분 연준 발표에 기인한 것"이라면서 "일본은행이 충분히 노력하지 않고 있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에둘러 말했다.
이어 그는 미국과 일본의 금리 격차가 줄어들면서 엔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언급하면서 "통화정책 측면에서 대응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BOJ에 주목하는 일본 정부의 행보에 대해 지난해 말 미국 재무부가 발표한 환율 보고서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미국 재무부는 당시 환율 보고서에서 지난해 8월과 10월 시행된 일본 정부의 시장 개입에 대해 지원하지 않았다는 점을 명시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미국이 일본의 시장 개입을 지지하지 않았다고 명시했다는 점에서 일본 정부가 외환시장에 추가 개입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본 정책당국자들은 미국의 반기 환율 보고서의 내용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지만, 이미 추가 개입에 따른 리스크를 인식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또한 애널리스트들은 추가 완화정책에 대한 미국과 일본 정부의 시각차가 존재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미국은 추가 완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인 반면, 일본은행은 이미 충분하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후루카와 경제상과 일본 내각 관료들의 일본은행에 대한 강경 발언은 야마구치 히로히데 일본은행 부총재의 발언에 대한 반응으로도 풀이되고 있다.
앞서 야마구치 부총재는 양적완화와 관련해 "미국과 일본은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면서도 "엔화에 대해 즉시 대응에 나설 필요는 없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일본 정계에서는 야마구치 부총재의 발언이 불난 집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며 일본은행에 대한 정치적 압력이 가중되고 있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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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우동환 기자 (redwax@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