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노경은 기자] 최근까지 법원에서 2세대 이동통신서비스인 PCS 폐지 여부를 두고 다퉜던 KT 2G 서비스 이용자가 이르면 오늘(8일)부터 SK텔레콤으로 대거 이동한다.
KT가 임대폰을 무상으로 제공하며 고객유지에 안간힘을 썼지만 그들의 노력이 턱없이 부족했다고 상당수 기존 KT 2 G 고객들이 내린 결론이다.
010 통합반대 운동본부 서민기 대표는 8일 "이르면 오늘부터 KT 2G 서비스를 이용해왔던 이용자들이 SK텔레콤 2G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이동한다"고 밝혔다.
KT 2G 서비스 이용자들이 SK텔레콤으로 이동한다. 이들은 삼성전자의 애니콜 와이즈모던(사진)을 사용하게 된다. |
이용자들이 KT가 제공하는 무상 임대폰을 두고도 비용을 지불하며 SK텔레콤으로 이동하는 이유는 사용해오던 번호를 사수하기 위함이다.
이들이 처음부터 주장해왔던 것은 01X로 시작되는 번호를 계속 유지하기 위함인데, KT가 제공한 임대폰으로 상대에게 전화를 걸 경우 엉뚱한 번호가 떠 상대가 본인을 인식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서 대표는 "번호를 유지하려는 분들은 개인식별이 가능한 번호가 변경됨에 따라 생업에 지장을 받는 분들'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무상으로 지급하는 KT의 임대폰은 무용지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SK텔레콤으로 이동하긴 하지만 사업자 입장에서 다들 자신들이 반기는 고객은 아니기 때문에 번호이동 일정이 지연됐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이동통신사에서 우리를 꺼리는 경향이 있다. 이번 번호이동도 SK텔레콤 본사와의 계약이 아니라 대리점과의 계약이다. SK텔레콤 본사와 지난 12월~1월에 접촉을 시도했으나 특별한 혜택이 없었다. 때문에 좀 더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대리점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즉, LG유플러스는 2015년, SK텔레콤은 2018년 2G 서비스 종료가 예정돼있는 상황에서 그들에게 KT의 이번 문제는 '남의 일'이거나 '고객확보를 위한 용이한 기회'일리 만은 없다. 부담스러운 고객이 늘어나는 것일 뿐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게다가 2G 서비스 이용자들은 통신요금이 비싼 3G나 4G LTE(롱텀에볼루션) 스마트폰 가입자에 비해 2G 서비스 이용자는 가입자당 평균수익(ARPU)이 낮아 이동통신사에서 반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나마 SK텔레콤과 손잡게 된 것은 LG유플러스가 이들에 미온적으로 반응했기 때문이라는 것.
이와 함께 LG유플러스에서는 현재 2G 서비스를 지원하는 휴대폰이 생산되는 것도 없고, 종료시점이 SK텔레콤보다 이르기 때문에 SK텔레콤을 선택한 것은 불가피했다고 밝혔다.
서 대표는 "저를 포함해 KT의 2G 서비스로 생업에 피해를 받는 분이 상당히 많은데도 불구하고 KT의 보상수준은 우리를 만족시키지 못한다"며 "아직 끝나지 않은 법적분쟁 등으로 인해 당장 SK텔레콤으로 번호 이동을 하는 것이 원고적격성에 문제가 있을 수 있음에도 일상생활 유지를 위해 이동할 수 밖에 없는 형편"이라고 전했다.
한편 지난 1일 대법원 2부(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KT 2G 가입자 900여 명이 낸 집행정지신청 재항고심에서 신청을 기각한 원심을 확정, 2G 망을 폐지해도 된다며 KT의 손을 들어줬다.
이와는 별도로 오는 6월 전후로 2G 서비스 이용자들이 낸 본안 1심 소송이 진행될 예정이며, 본안에서는 KT가 사업을 폐지하기 60일 전 이용자에게 알려야하는 전기통신사업법을 지켰는지 위배여부를 가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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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노경은 기자 (now21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