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자산운용, 3월 들어 투자 스팩 지분 일제히 매도
[뉴스핌=고종민 기자] 기업인수목적회사(스팩·SPAC)시장의 '큰손' 역할을 해 온 유진자산운용이 스팩 보유 지분을 일제히 팔고 있다.
유진자산운용은 특히 이달 들어 상장 스팩들의 지분을 장내 매도하고 나섰다.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유진자산운용은 이달 들어 히든챔피언1호·에스비아아앤솔로몬·부국퓨쳐스타즈·대신증권그로쓰·키움스팩1호 등 11개 스팩의 지분을 일제히 매도했다. 특히 부국퓨쳐스타즈, 히든챔피언1호, 에스비아이앤솔로몬 지분은 각각 1.34%, 1.05%, 0.94% 지분을 매각해 보유 지분율이 9.9%, 17.26%, 17.02%로 낮아졌다.(표 참고)
업계에서는 일부 투자자들의 환매 요청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스팩시장이 활성화 되지 못해 수익 실현에 대한 불안감이 지속되고 있는 이유에서다.
현재 전체 22개 스팩 중 현재까지(19일 기준) 합병에 최종 성공한 스팩은 네 곳(알톤스포츠 코리아에프티 하이비젼 화신정공)이다. 성공 부진의 이유로 상당수 스팩들의 잇따른 합병 철회와 주가 부진이 꼽힌다.
현재 공모가를 유일하게 상회하는 스팩은 합병에 성공한 하이비젼시스템이다. 성공 사례가 이어지지 못해 투자자들의 관심은 떨어진 상태. 기업 인수합병(M&A)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서류(페이퍼)상의 회사인 스팩은 유가증권시장·코스닥시장에 상장된 상태로 거래가 이뤄진다. 수익은 피합병 대상 비상장사의 주가 가치에 달렸다. 스팩과 비상장사의 합병사 주가가 오르면 스팩 투자자들은 합병 기업의 주식으로 수익(매도)을 낼 수 있는 것. 문제는 하루거래량 10만주를 넘는 스팩을 손에 꼽을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거래량 수준은 시장의 관심 정도를 나타낸다. 결국 스팩 지분을 가장 많이 보유한 운용사 중 하나인 유진자산운용도 시장 침체에 두 손을 들고 있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작년 말 보완책을 마련, 시장 개선에 나섰지만 시장은 여전히 얼어 있다.
금융위원회는 '금융투자업규정' 및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 등 일부 개정안을 의결, 우선 스팩과 합병하는 비상장법인의 기업가치 평가를 스팩과 비상장법인간의 협의로 정할 수 있게 했다. 스팩의 비상장기업에 대한 기업가치 평가방식이 엄격하게 적용돼 일반 기업공개(IPO)에 비해 선호도가 떨어져서다. 다만 자율화 협의 승인은 합병반대 주주의 주식매수청구가격을 공모가 이상으로 보장하고 스폰서 보유 주식의 합병 후 보호예수(Lock-up) 기간을 현행 6개월에서 1년으로 확대하는 등의 대투자자보호요건을 충족한 경우에 한해 허용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현재까지 나온 스팩시장 활성화를 위한 금융당국 대책이 뚜렷한 성과를 내기 어려울 것”이라며 “문제는 대형증권사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우량 기업 발굴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이비젼 같은 사례가 지속적으로 나오지 않는 한 스팩 시장의 활성화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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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고종민 기자 (kj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