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스페인이 국채 발행에서 실망스러운 결과를 내놓은 데 따라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미국과 독일 국채 가격이 상승했다.
그리스의 2차 구제금융으로 관심권에서 밀려났던 부채위기 문제가 투자자들 사이에 다시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4일(현지시간) 10년물 미 국채 수익률은 7bp 하락한 2.23%를 나타냈다. 30년물 수익률은 8bp 하락한 3.36%를 기록했다. 5년물과 7년물 수익률도 각각 7bp 이르는 낙폭을 기록했다.
이날 스페인이 실시한 26억유로(34억달러) 규모의 국채 발행에서 매수 기반이 위축되고 있다는 사실이 뚜렷하게 드러났다.
스페인은 이날 2015년 만기 국채를 평균 2.89%의 금리에 발행했다. 이는 지난달 15일 발행금리인 2.44%에서 상당폭 오른 수치다. 2016년 만기 국채 발행 금리 역시 4.319%로 전월 3.376%에서 크게 상승했다.
이 때문에 스페인과 이탈리아 국채 수익률이 상당폭 올랐다. 스페인 5년물 국채 수익률이 26bp 뛴 4.52%를 기록했고, 이탈리아 5년물 수익률 역시 21bp 상승한 4.55%를 나타냈다. 스페인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25bp 급등한 5.70%를 기록해 지난 1월20일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CRT 캐피탈 그룹의 데이비드 아더 전략가는 “스페인의 국채 발행 실적이 국채 가격을 끌어올린 주요인”이라며 “투자자들이 부채위기 국가의 재정 현황 및 이를 해소하기 위해 조달해야 할 자금 규모에 시선을 고정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스페인 국채 발행 금리 상승으로 인해 연방준비제도(Fed)의 양적완화(QE) 여부를 다시 저울질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RBS의 빌 오도넬 채권 전략 헤드는 “연준의 3차 QE 가능성을 여전히 60%로 보고 있다”며 “미국이나 유럽 모두 위기 상황을 완전히 벗어나지 않았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의사록 발표 후 시장 반응은 다소 지나쳤다”며 “통상 6월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연준 정책의 핵심”이라고 전했다.
독일 국채 수익률은 하락했다. 2017년 2월 만기 33억7000만유로의 국채를 0.80%에 발행한 가운데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1.80%로 보합을 나타냈고, 2년물과 5년물 각각 1bp와 2bp 하락했다.
한편 민간 고용조사업체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에)가 발표한 미국 3월 민간 고용은 20만9000건 증가해 예상치를 웃돌았다. 고용지표의 개선은 국채 수익률에 상승 압박을 가하는 요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