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스닥지수, 올들어 최대폭 하락
- 스페인, 국채금리 급등...'불안감' 확산
- ECB "경기, 하향 리스크 우세" 경고
- 美 경제지표, 시장 예상치 하회...'시들'
[뉴욕=뉴스핌 박민선 특파원] 뉴욕 증시가 유로존에 대한 우려와 추가 양적완화 가능성 약화에 대한 실망감으로 하락세를 기록했다.
장 초반의 낙폭은 다소 줄이는 데 성공했지만 다우지수와 S&P500지수는 지난달 6일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을 기록했고 나스닥지수는 올해 들어 가장 크게 떨어졌다.
4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124.80포인트, 0.95% 하락한 1만 3074.75로 장을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4.42포인트, 1.02% 내린 1398.96에 거래를 마쳤고 나스닥지수도 전일보다 45.48포인트, 1.46% 떨어진 3068.09을 기록했다.
'공포지수'로 불리는 CBOE변동성지수는 18까지 급등하며 시장의 불안감을 방증했다.
이날 실시된 스페인의 국채발행 입찰은 수요 급감으로 인해 당초 목표액인 35억 유로에 크게 못 미치는 25억 9000만 유로 발행에 만족해야했다. 5년만기 국채의 낙찰금리도 평균 4.319%를 기록해 한달전의 3.376%보다 무려 1%p 가깝게 급등했다.
한편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는 현 상황을 "극단적 어려움"이라고 표현했다.
국민당 회의에서 그는 "스페인은 경제적으로 극단적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은 스스로를 속이는 일"이라고 말했다.
앞서 스페인 정부는 법인세율을 인하하고 공무원의 임금을 동결하는 등 재정 삭감을 통해 2012년 273억 유로를 줄이겠다는 예산안을 내놓았지만 시장에서는 이에 대한 신뢰를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유럽중앙은행(ECB) 마리오 드라기 총재는 경기전망의 하향 리스크가 우세하다며 출구전략 논의는 아직 이르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한 이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서베이 지수들이 금년 초반 경제 성장이 낮은 수준에서 폭넓게 안정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면서도 유로존 경제는 지난달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드라기는 "경제전망에서는 여전히 하향 위험이 우세하며 채무위기와 원자재 가격 상승이 성장의 하향 위험과 관련돼 있다"며 "어떤 형태의 출구 전략 논의도 시기상조"라고 못박았다.
이에 이날 유럽 증시는 2% 이상의 급락을 보이면서 최근 들어 가장 크게 요동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미국의 경제지표 역시 시장 분위기를 바꾸는 재료로 작용하지는 못했다.
공급관리자협회(ISM)는 3월 비제조업지수가 전월의 57.3보다 하락한 56.0을 기록했다고 밝혀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57.0를 하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지수들 가운데 고용지수는 전월 55.7에서 56.7로 소폭 상승했으나 신규주문지수는 61.2에서 58.8로 낮아졌고 가격지불지수도 68.4에서 63.9로 후퇴했다.
또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이 발표한 지난 3월중 미국 민간 순고용은 20만9000명으로, 시장 예상치인 20만명을 웃돌았지만 전월보다는 낮아진 수준이었다.
여기에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추가적인 양적완화에 대해 논의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는 실망감도 이틀째 이어지면서 시장이 전반적으로 힘을 쓰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S&P 모든 섹터들이 하락세를 보인 가운데 기술주가 전일에 이어 급락세를 보였고 금속주도 약세 행렬에 동참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와 시스코가 2% 이상 하락세를 보였다. GE는 무디스가 신용등급을 강등했다는 소식에 1% 가량 떨어졌고 샌디스크는 모바일폰 제조사로부터 수요가 약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면서 10.7% 급락했다.
베스트바이와 몬산토는 각각 2.7%, 1.4% 내리며 하락 흐름을 연출했다.
반면 AIG는 번스타인의 투자의견 상향 조정에 힘입어 5.9% 뛰었고 2000명의 감원 계획을 밝힌 야후는 0.5% 반등에 만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