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쏠림의 또 다른 이름, 추종매매 주의
[뉴스핌=정지서 기자] 최근 국내 증시에 '은삼차'가 '차화정'의 뒤를 잇는 유행어로 부상한 가운데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시장의 쏠림이 지나친데다 투자자들의 무분별한 추종매매가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의 유행어, '쏠림'을 말하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창의투자자문은 A증권사 자문형랩에 삼성전자 비중을 27%까지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브레인투자자문 역시 A, B증권사 자문형랩에서 그간 보유해오던 GS건설 대신 현대모비스의 편입 비중을 크게 늘렸다.
B증권사 관계자는 "브레인과 창의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투자자문사들이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의 비중을 크게 늘리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며 "은삼차 시대에 해당 종목을 담지 않으면 수익률이 시장 상승률을 따라갈 수 없다는 압박감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현상은 과거 '차화정'과 '7공주'라는 유행어가 만연했을 때에도 나타난 바 있다.
지난 2010년 소수 업종에 집중 투자하는 랩어카운트 바람이 거세게 불면서 LG화학과 하이닉스, 기아자동차,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테크윈 그리고 제일모직이 자문형 랩의 큰 사랑을 받은 바 있다. 이른바 '자문사 7공주'다.
이후 1년 뒤 '자문사 7공주'는 '차화정'으로 바통을 넘겼다. 차화정은 지난해 상반기 증시를 쥐락펴락하며 그해 8월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 위기 이후 폭락세를 보였다.
한 투자자문사 대표는 "차화정이나 은삼차 같은 유행어가 나타날 때마다 시장의 쏠림현상이 급격히 나타난다"며 "그만큼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되어 있는 종목을 유행어로 만들다보니 쏠림현상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 투자자, 쏠림 뒤 조정장세 인지해야
시장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시장의 쏠림 현상을 뒤따르는 개인투자자들의 추종매매가 위험하다고 입을 모은다. 시장 대응력이 낮은 개인 투자자들이 극심한 쏠림 장세 속에서는 더 큰 손해를 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은삼차'의 경우 앞서 '차화정'과 같은 이익기대감이 형성되지 않아 섣부른 추종매매는 독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대상 대신증권 연구원은 "과거 차화정 섹터가 강한 이익 상승 기대감을 형성하고 이를 웃도는 실적이 발표됐던 것과는 달리 은삼차 섹터는 강한 이익 기대감이 형성돼 있지 않다"며 "최근 주식시장에 지수 상승을 이끌고 갈 강력한 수급 주체가 없다는 점도 문제"라고 언급했다.
A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자문형랩 고객들 중 삼성전자나 현대차의 비중이 작다고 불평하는 경우가 많은데 투자자들은 지나친 쏠림 현상은 반드시 조정장을 동반함을 알아야 한다"며 "조정의 깊이는 쏠림의 깊이보다 더 깊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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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정지서 기자 (jag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