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서프라이즈’는 없었다.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방준비제도(Fed)는 제로금리와 기존의 오퍼레이션 트위스트(OT)를 현행대로 유지했다. 시장의 예상대로 돌발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
3차 양적완화(QE)에 대해서 연준은 회의 발표문에서 투자가들이 충분히 예상한 것처럼 어떤 기대감을 남기지 않았다. 다만, 벤 버냉키 의장이 회의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필요한 경우 부양에 나설 수 있다고 언급하면서 일부 애널리스트가 추가 QE를 시사한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았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날 연준의 통화정책 회의 결과에 대해 지극히 중립적이라는 평가를 내놓았다. 향후 경기 전망과 주요 정책 향방에 대한 입장 변화나 새로운 단서를 찾을 수 없었다는 것.
연준은 이날 연말 실업률 전망치를 종전 8.2~8.5%에서 7.8~8.2%로 낮추고, 물가 전망치를 1.4~1.8%에서 1.9~2.0%로 높였다. 올해 경제 성장 전망치는 2.2~2.7%에서 2.4~2.9%로 수정했다.
노무라증권의 젠스 노드빅 외환 리서치 디렉터는 “이번 회의 결과에서 통화완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일 법한 단서가 보였지만 뚜렷하게 정책적 의지가 드러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BNP 파리바의 매리 니콜라 외환 전략가는 “연준의 입장은 상당히 중립적이었다”며 “경기 전망에 대한 판단에 일정 부분 변화가 엿보였지만 전반적으로 완만한 성장을 보일 것이라는 중립적인 입장을 유지했다”고 전했다.
일부 투자가들은 여전히 QE 시행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지만 미국 경제 펀더멘털이 크게 훼손되지 않을 경우 연준의 유동성 공급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도쿄 미쓰비시 UFJ의 크리스 루프키 이코노미스트는 “완만하게나마 경제 성장이 지속되면 3차 QE는 현실화되지 않을 것”이라며 “유로존 부채위기 등 변수로 인해 미국 경제가 후퇴하는 신호가 나와야 추가 QE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러셀 인베스트먼트의 마이크 듀커 이코노미스트는 “버냉키 의장이 2014년까지 고실업률을 빌미로 제로금리를 유지할 것”이라며 “실업률이 크게 꺾이지 않는 한 자연스럽게 물가도 하락 압박을 받기 때문에 연준은 인플레이션에 대해 크게 우려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버냉키 의장이 회의 후 기자간담회에서 경제 회복이 충분한 속도를 내지 못할 경우 부양에 나설 수 있다고 밝혀 일부 애널리스트가 QE 시행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버냉키 의장은 추가 부양의 전제 조건이 되는 경기 부진의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지 않아 QE 가능성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블룸버그가 실시한 조사에서 51명의 이코노미스트 전원이 이번 회의에서 추가 QE에 대한 언급이 없을 것으로 예상한 한편 14%의 응답자가 6월 QE 발표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했다. 응답자의 69%는 연준이 더 이상 자산 매입을 통한 유동성 공급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고, 나머지 27%는 하반기 QE가 재개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오는 27일 미국 정부는 1분기 GDP 성장률을 발표한다. 블룸버그통신의 이코노미스트 서베이에 따르면 1분기 미국 경제가 연율 기준 2.5% 성장한 것으로 보인다. 가계 소비가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견조한 성장을 이뤘을 것이라는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