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 푸어스(S&P)의 등급 강등에 스페인 국채가 하락했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확산되면서 독일 국채는 전날에 이어 상승했다.
미국 국채 시장은 1분기 성장률이 기대치에 못 미쳤지만 약세 흐름을 보였다.
27일(현지시간) 10년물 미 국채 수익률은 1.94%로 마감, 보합을 나타냈다. 주간 기준 10년물 수익률은 6주 연속 하락했으나 이날 장중 오름세를 보였다. 30년물 역시 보합권인 3.12%를 기록했다.
미국 1분기 경제성장률은 2.2%를 기록해 시장 전문가 예상치인 2.5~2.7%를 밑돌았다. 성장 둔화는 개인 소비가 증가한 가운데 정부 국방비 지출과 기업 투자가 부진한 데 따른 것으로 나타났다.
성장 부진에도 국채 수익률이 상승한 것은 이미 금리가 지나치게 낮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미즈호 증권의 제임스 콤비아스 트레이더는 “현 수준의 수익률로는 투자자들이 적극적인 매입에 나서지 않을 움직임”이라며 “여기서 수익률이 더 떨어지기 위해서는 강력한 추가 재료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S&P는 스페인의 신용등급을 A에서 BBB+로 하향 조정했다. 경기 침체가 예상보다 더 깊고 장기화될 것이라는 경고다. 이와 함께 실업률이 24.4%로 18년래 최고치로 상승하면서 국채시장에 하락 압박을 가했다.
이날 스페인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5bp 상승한 5.88%를 나타냈다. 2년물 수익률 역시 2bp 오른 3.28%에 거래됐다. 국채 신용부도스왑(CDS) 역시 5bp 상승한 473bp를 나타냈다.
도이체방크의 모히트 쿠마르 채권 전략가는 “신용등급 강등 이후 주변국 국채 시장에 매도 압박이 고조됐고, 동시에 독일 국채 매수세가 한층 강화됐다”고 전했다.
이탈리아 국채 수익률도 동반 상승했다. 이날 10년물 수익률이 13bp 급등한 5.64%를 나타냈고, 프랑스 10년물 국채 수익률 역시 2bp 오른 3%를 기록했다.
반면 독일 2년물 국채 수익률은 장중 0.075%까지 떨어진 후 0.10%를 기록했고, 10년물 수익률은 2bp 오른 1.70%를 나타냈다.
라보뱅크의 엘윈 드 그루트 이코노미스트는 “스페인에 대한 우려로 시장 심리가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며 “독일 단기물 국채 수익률이 제로 수준에 근접한 것도 이 때문”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