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4월 미국 고용이 기대치에 못 미쳤다. 미국 경제 회복이 지극히 저조하다는 사실을 드러내는 단면으로 해석된다.
고용 지표가 실망스러운 수준에 그친 가운데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양적완화(QE)에 대한 기대감이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었다. 하지만 연준의 추가적인 유동성 공급을 압박하기에 이번 지표는 역부족이라는 데 무게가 실렸다.
◆ 고용 창출 구조적 붕괴
4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비농업 부문 신규 일자리가 11만5000건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인 17만개를 크게 밑도는 것이다.
4월 실업률은 8.1%로 0.1%포인트 하락했다. 시장 전문가는 실업률이 전월과 같은 8.2%에서 유지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와 달리 소폭 개선됐다.
다만, 구직자 뿐 아니라 비정규 및 파트타임 고용자를 포함한 광의의 실업률은 14.5%로 전월과 같은 수준이었다.
빌 그로스 핌코 공동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미국 고용시장이 구조적으로 무너져 내리고 있다고 판단했다. 상승과 하강의 순환적인 사이클의 문제가 아니라는 얘기다. 기술적인 변화와 재교육 부재로 인한 결과라고 그는 진단했다.
그로스는 “이날 고용 지표는 미국 경제가 일자리를 창출하지 못하는 상태라는 점을 드러냈다”고 말했다.
그는 달러화 평가절하가 일자리를 살리는 열쇠라고 주장했다. 전통적인 통화정책으로는 성장을 회복시키기 어렵고, 중국과 브라질 등 일부 국가와 마찬가지로 달러화 평가절하를 통해 해외 시장에서 미국 제조업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얘기다.
◆ 연준 QE 압박? ‘2% 부족’
4월 실업률은 2009년 1월 7.8%를 기록한 후 최저 수준이다. 또 지난해 8월 9.1%를 기록한 후 완만하지만 지속적인 감소 추이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강한 경제 회복을 뒷받침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미국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소비가 살아나지 않고서는 탄력 있는 성장을 기대하기 힘들고, 내수 경기는 고용 안정 및 소득 증가가 선행돼야 한다.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연준의 행보로 시선을 옮겼다. 고용 지표는 연준의 추가 유동성 공급을 압박할 수 있는 핵심 요인이라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은 지난주 “실업률이 더 이상 개선되지 않을 경우 정책적인 조치에 대해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레이몬드 제임스의 스콧 브라운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경제가 회복을 지속하고 있지만 고용 부진이 커다란 걸림돌”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4월 고용 지표는 연준의 보다 적극적인 행보를 자극하기에 충분하다”고 말했다.
CRT 캐피탈의 이안 린젠 전략가는 “당장 연준의 추가 QE 시행을 압박할 만큼 고용 지표가 부진할 것은 아니다”라며 “하지만 연준이 카드를 다시 만지작거리게 할 만한 결과”라고 전했다.
반면 밀러 타박의 피터 부크바 시장전략가는 “고용 지표가 나쁘지 않지만 만족할 만한 결과가 아니며, 연준의 추가 양적완화를 기대할 만큼 충분히 나쁜 것도 아니다”라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