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늘어나도 기업의 투자가 늘어날지 미지수
[뉴스핌=김동호 기자] 지난 주말 중국이 추가적인 지준율 인하를 발표하자 중국의 경기 부양 정책의 본격화에 대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의 이번 지준율 인하가 경기 활성화를 위한 팽창적 통화정책의 시작일 뿐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그 효과가 어느 정도일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지난 13일자 뉴욕타임즈는 중국이 안정적인 경제 성장을 위해 지준율 인하 뿐만 아니라 추가적인 양적완화 정책들을 곧 내놓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HSBC의 취홍빈 아시아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정부가) 상당한 수준의 세금 감면이나 국고지출, 투자규제 철폐 등 보다 적극적인 양적완화 정책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중국 정부가 안정적인 연착륙을 위해 이 같은 추가 부양책을 몇달 내로 곧 실시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12일 중국의 중앙은행인 런민은행(PBOC)은 오는 18일부터 은행들의 지급준비율을 0.5%포인트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PBOC의 지준율 인하는 지난 2월 이후 3개월 만으로, 지난해 12월 이후 지금까지 약 6개월간 3차례에 걸쳐 지준율 인하를 단행한 셈이다.
이로써 중국 대형 은행들의 지급준비율은 20% 수준으로 낮아졌다.
PBOC의 이번 조치는 수출을 비롯해 주요 경제 지표가 성장 둔화를 시사함에 따라 금융시장에 유동성을 풀어 대출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되고 있다.
골드만삭스의 유 송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지준율 인하는) 정부의 완화정책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이는 4월 생산활동 둔화를 반영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같은 정책의 효율성에 대해 일부 경제 전문가들은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
기업들이 은행에서 대출을 늘려 투자에 나서기 위해선 매력적인 사업 기회들이 많아야 하는데, 현재의 상황은 그렇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중국은 토지와 아파트 가격이 급격히 하락하는 등 부동산 경기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유럽 위기 등으로 인해 글로벌 경기도 둔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같은 날 월스트리트저널(WSJ) 역시 중국의 지준율 인하가 경기 활성화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정부는 은행들의 대출 여력을 늘려줄 경우 이것(대출 증가)이 기업의 투자로 이어질 것이라고 가정하고 있으나, 이러한 가정 자체가 틀릴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통상적으로 은행들이 기업에 대한 대출을 늘리게 되면, 이는 기업의 투자 증가로 이어지지만 이번에는 이러한 과정이 정상적으로 작용하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특히 은행 부문에 자금이 부족하지 않음에도 신규 대출이 적은 것은 기업들의 대출 수요가 강요되고 있다는 것을 반영한다는 분석이다.
또한 전체 신규 대출 중 장기 대출의 비율이 줄어들고 있는 것은 기업들이 이윤을 내기 위해 적극적인 투자에 나설 만한 기회가 많지 않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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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김동호 기자 (good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