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유럽의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독일 국채가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는 주장이 확산되고 있다.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리스크가 고조되면서 최근 2년물 국채를 제로 쿠폰에 발행하는 등 독일 국채가 뜨거운 인기몰이를 하고 있지만 일부 전통적인 장기 투자자들 사이에 독일 국채 '팔자‘ 움직임이 번지는 양상이다.
특히 2년물 수익률이 제로에 근접하자 독일 국채 랠리가 더 이상 지속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피델리티의 제이 스투타드 채권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액티브 인베스터 입장에서 향후 2년간 0.07%의 수익률은 전혀 매력적이지도, 만족스럽지도 않다”며 “회사채를 포함해 투자 매력이 이보다 높은 독일 금융자산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독일 2년물 국채 수익률이 스위스 단기물 국채와 같은 전철을 밟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스위스 단기물 채권 수익률은 지난해 8월 마이너스 영역으로 떨어진 후 제로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다.
최근 국채시장은 전통적인 장기 투자자들이 저변으로 발을 뺀 가운데 헤지펀드와 은행권이 핵심 세력으로 등장했다.
도이체방크의 스테판 크루즈캄프 채권 헤드는 “독일 국채를 보유하고 있지만 수익률보다 환금성 때문”이라며 “독일 국채 투자는 수익률 측면에서 자본의 파괴 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리스 디폴트 우려가 크게 고조되면서 독일 국채시장은 쏠쏠한 반사이익을 얻었다. 최근 2년물 국채 수익률은 0.02%까지 하락, 투자자들 사이에 마이너스 수익률로 떨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번졌다. 10년물 수익률 역시 1.35%까지 밀리며 사상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하지만 독일이 유로존 주변국 구제에 총대를 메야 할 것이라는 의견이 확산되면서 독일 국채의 투자 리스크가 높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동반 상승하는 모습이다.
스미스 앤 윌리엄스의 로빈 마샬 펀드매니저는 “유로본드 도입이 불발된다 하더라도 독일이 구제금융의 상당 부분을 부담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그는 포트폴리오 내 독일 국채 비중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