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민정 기자] 한국은행 김중수 총재가 최근 유로존 국가채무 위기와 관련해 유로존 체제에 대한 유럽 국가들의 의견 수렴이 이뤄질 때까지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 총재는 12일 한은 창립 제62주년 기념사를 통해 “유로존 체제가 현 상태로 유지되든지 아니면 어떠한 새로운 형태로 변화할 것인지에 대한 유럽 국가들의 의견수렴이 이뤄지기 전에는 전 세계적 경제 불확실성이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정치지도자들의 결단이 시급히 요구되고 있는 상황이라는 진단이다.
그는 “그리스 문제는 그 국민들과 유로존 국가들이 현명한 선택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도 “어떤 정치적 결정이 나든지 발생할 수 있는 각가지 경우에 따른 효과가 이미 시장상황에 어느 정도 반영됐다고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김 총재는 “LTRO/QE(장기대출프로그램/양적완화)로 지칭되는 양적완화 정책을 추가로 수행한다고 하더라도 일시적으로 부실은행의 유동성 확보를 통해 과다한 디레버리징을 방지함으로써 금융시장안정과 건전성제고 등에는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동 효과가 실물로 전파돼 경제가 제대로 작동함으로써 성장이 달성되는 방안이 여하히 만들어질 수 있을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현재의 위기가 미국경제와 유럽경제의 자체적인 성장력의 회복 없이 다른 어떤 방안으로 해결될 수 있을 가능성이 있는지를 심각하게 분석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는 또 정치적 대처 능력이 신속하지 못하는 점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그는 글로벌 경제에 살면서도 글로벌 지배권(global jurisdiction)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본질적 취약점에서 연유한다는 설명이다.
김중수 총재는 국제통화기금(IMF)의 추계를 인용해 “글로벌 GDP 성장에 신흥 아시아 경제권의 기여도가 70년대의 30% 미만 수준에서 지난 5년 간 위기 동안에서는 50% 정도로 높아졌다”며 신흥 경제권이 경제 위기 해결의 중추적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미국과 유럽의 양적완화 정책에 따른 부정적 파급영향을 최소화 시키는 장치를 강구해 금융시스템의 안정을 유지함으로써 신흥 경제권의 정책 대응이 대외 위험 요인에 의해 위축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국내 경제 상황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김 총재는 “불확실한 국제적 환경이 우리 경제의 안정적 성장에 우호적일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미국과 유럽의 경제가 제대로 성장하지 못하고 있으며, 그 여파로 중국경제의 성장률도 낮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수출의존도가 매우 높은 우리 경제가 영향을 받지 않고 경제활동이 활발하기를 기대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과 유럽에서의 양적완화 정책이 우리나라의 주식자본시장과 환율의 안정적 운영에 미치를 효과를 간과할 수도 없다는 판단이다.
물가에 대해 그는 “최근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2%대 중반으로 나타나고는 있으나, 정부의 보육료 지원 등 복지정책 효과에 따른 소비자물가상승률 하락효과를 제외하면 소비자물가는 여전히 3%대 초반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유추된다”며 “최근에 하향 추세를 보이고는 있으나 일반인의 인플레 기대심리도 3%대 중후반 수준에 머물고 있어 긴장을 늦출 수는 없는 실정”이라고 역설했다.
한편 김중수 총재는 한은 직원들에게 내부적 발전과 국제적 안목을 갖출 것을 주문했다.
그는 “두 눈을 부릅뜨고 세상의 변화를 파악하고 이에 대처할 능력을 키워나가는 일은 한시라도 지체할 수 없다”며 “국제사회와 호흡을 같이 하지 않는 정책은 효과를 발휘할 수가 없으며, 국내사회로부터 유리되어서는 신뢰를 유지할 수가 없는 시대가 됐다”고 했다.
이어 “외국이 얘기한 것을 이해하는 수준이 아니라 외국에게 세계발전을 위한 우리의 아이디어를 개진하고 국제사회를 우리가 희망하는 방향으로 이끌어갈 능력을 배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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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김민정 기자 (thesaja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