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가 부담 전가, 정부 가격 억제 실패
[뉴스핌=김사헌 기자]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Fitch Ratings)는 미국과 유럽의 이란 수출 제재로 인한 유가 상승 부담은 정유사가 아니라 한국 소비자들에게 주로 피해를 주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피치는 지난 11일 제출한 보고서를 통해 한국 정부는 이란 제재에서 면제를 받더라도 유럽이 7월부터 이란 석유수출 보증을 하지 않는 이상 제한적인 수입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른 보증을 찾기란 쉽지 않고 비용도 매우 비쌀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피치는 SK이노베이션과 현대 오일뱅크 등 한국 정유사들이 그 동안 비용 상승 부담을 소비자에게 점진적으로 전가해 온 경험이 있고 정부도 이러한 움직임을 차단하는데 실패해왔기 때문에 실적에 큰 부담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일부 업체는 원유 조달처를 사우디아라비아와 UAE 등으로 옮겨두고 있고 또 가격 변화에 따라 싱가포르 현물시장에서 조달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정유사들은 이란산 석유가 아닌 다른 비싼 원유를 사용해야 한다는 점과 운전자본이 증가한다는 점은 투입비용 상승을 유발하기 때문에 부담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파치는 예상했다. 이들은 최근 외신에서 5월과 6월에 한국 정유사들의 매수 때문에 브렌트유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것은 SK이노베이션이나 현대오일뱅크과 같이 이란 석유를 사용하던 한국 정유사들이 다른 유종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피치는 국제 시장에서 이란 석유가 공급이 줄어든다면 이는 공급 부족 측면에서 유가를 밀어 올리는 요인이 되기도 하지만, 한국은 다른 유종에 비해 이란산 석유를 더 저렴하게 수입해왔다는 점에서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봤다.
이란산 석유는 한국이 수입하는 원유의 10% 정도를 차지한다.
한편, 피치는 특히 정부가 그 동안 휘발유 등 유가 억제에 실패해왔고 또 2012년 대선 이전까지 현 정부가 유가 억제를 통해 대중적 지지를 얻으려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면 이란 재제로 인한 유가 상승 부담은 한국 소비자들이 고스란이 떠안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한국 정부는 비축유를 방출하든지 아니면 석유세를 인하하는 방법도 있다고 피치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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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