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고금리성…수수료율 최고 28%대
신용카드 연체율 상승이 심상찮다. 최근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 3월말 현재 KB국민카드를 제외한 6개 전업카드사의 연체율은 2.09%로 2009년말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1.91%에 비해서도 0.18%포인트 상승했다.
또 업계 1위인 신한카드의 올해 1분기 연체율은 2.42%를 기록, 1년전보다 0.58%포인트나 올라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경기침체가 이어지고 시중은행까지 대출을 줄이면서 신용카드 사용이 늘었지만 제때 갚지 못하면서 연체율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카드사의 연체율 통계에 포함되지 않는 ‘리볼빙결제’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 같은 존재여서 가계부채 문제에 더해진다면 금융권 전체로 파장이 번질 것이라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이에 뉴스핌은 신용카드 연체율 문제를 진단하는 기획을 3회에 걸쳐 마련했다. <편집자주>
[뉴스핌=노종빈 기자] 사회초년생 P씨는 지난 겨울 구입한 스노우보드용 장비 때문에 최근 초긴축 생활을 계획하게 됐다.
지난해 말 그는 스노우보드 전문점에서 장비 일체를 구입했다. 당시 자켓이 16만원, 팬츠가 14만원, 후디가 8만원, 고글과 블레이저가 각각 10만원 등이 모두 68만원이라는 적지않은 돈이 들었다.
그러다보니 카드 값이 평소보다 두 배를 넘어섰다. 당연히 예산초과였지만 방한방수가 되는 제품의 기능을 따지고 보면 그렇게 비싸게 주고 산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카드 결제는 3개월 할부로 끊었다. 이후 P씨는 결제할 수 있는 상황이 되지 않았고 결국 고민 끝에 리볼빙 서비스까지 쓰게 됐다.
◆ 사실상 카드發 고금리 대출
최근 소비 욕구가 높은 젊은 층을 중심으로 카드사들의 리볼빙 서비스가 확대돼 왔다.
P씨의 경우처럼 자신의 생활 수준을 넘어서는 소비를 하는 고객들이 리볼빙 서비스의 표적이 될 수 있다.
사실상 연체이지만 연체로 기록하지 않는 대신 일부를 먼저 결제하고 수수료(이자)만 내면 잔액은 분할로 갚을 수 있게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리볼빙서비스의 이자가 최고 30%에 육박하고 있고, 서비스 이용자들의 평균이자가 20%대를 넘어서고 있어 다른 금융상품에 비해 부담이 크다는 점이다.
최근 금융당국의 정책을 보면 고금리 대출을 억제하려는 모습이다. 하지만 카드사 리볼빙 서비스는 단기성 소액자금이자 한도내 지출이라는 점에서 높은 이자율 적용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조치가 없는 상황이다.
◆ 리볼빙, 부유층은 이용안해
문제는 리볼빙 서비스의 특성 자체가 부유층은 굳이 이를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반면, 서민층의 이용도가 높아 가계 부실로 직결될 수 있다는 점이다.
결국 사실상의 소액의 채무를 양산하는 것임에도 신용이나 상환능력이 충분치 않은 사람들에게 제공됨으로써 가계 거품을 부추기게 된다는 지적이다.
카드사들이 리볼빙 서비스로 얻은 수익은 2조원, 올해 3월말 현재 리볼빙 잔액은 6조400억원에 이르고 있다. 이는 지난 2010년 말 5조5000억원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이다.
리볼빙 서비스 자체는 외국에서도 정착된 서비스지만 그 수수료 수준이 여타 금융상품에 비해 고금리에 해당한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최근 금융당국이 리볼빙 서비스의 수수료를 낮추기로 했지만, 예상손해율이 크지 않다는 이유로 1%포인트 떨어졌을 뿐이다.
이에 따라 현재 리볼빙 이자는 신용도에 따라 6~28% 수준인데, 대부분의 가입자들은 평균 20%가 넘는 고금리를 부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카드업계 "리볼빙, 고금리대출 아니다"
결국 리볼빙 서비스는 자신의 가능한도 내에서 사용한다는 제한은 있음에도 과소비를 부추겨 소액고금리 대출을 받게되는 형태로 변하고 있다.
이에 대해 카드업계는 가맹점에 대한 판매수수료 자체가 연율로 환산하면 20%에 이르고 있고, 리볼빙은 신용등급을 고려한 잔고개념으로 이에 상응하는 수준의 수수료를 받고 있다는 입장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최근 사회적으로 신용카드 이용한도를 점차 줄여가고 있다"며 "신용등급이 낮은 가입자들이 높은 신용혜택을 받는 경우는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리볼빙을 타이트하게 관리하면 정작 돈이 필요한 사람들이 돈을 못쓴다"면서 "이들에게 금융 측면에서 가능한 돌파구를 마련해 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감독당국도 관리 강화에 나서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리볼빙과 관련한 불만들이 많이 제기됐고 리스크 관리와 소비자 보호 강화 측면에서 지도감독하고 있다"며 "카드사에서도 리볼빙 관련 자산을 리스크가 높다고 평가하고 자체 관리를 강화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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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노종빈 기자 (unti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