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B업계, 보수적 M&A전략에 엇갈린 전망
[뉴스핌=이연춘 기자] 하이마트 인수 후보 '0순위'로 꼽히던 롯데그룹이 또다시 고배를 마시며 인수합병(M&A)에 악연을 끊지 못하고 있다. 보수적인 사업성향 보인 탓에 그간 대형 매물을 놓친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2009년 오비맥주, 2010년 대우인터내셔널, 2011년 대한통운 등 대형 M&A 뛰어들었다 입맛만 다시고 결국 실패한 카드가 됐다.
이 때문일까. 증권가 IB(투자은행)업계에선 롯데의 보수적인 M&A 전략에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절대적으로 롯데 M&A 담당 내부의 결정이겠지만 다소 보수적으로 낮은 밸류에이션을 책정하고 있다"며 "때문에 과거 롯데가 뛰어들었던 대형 M&A마다 쓴잔을 마시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롯데는 낮은 입찰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하이마트 매각에서 롯데는 주당 7만원 후반대에 인수금액을 썼던 반면 MBK파트너스는 8만원 초반대를 제시했다.
여기에 세계적인 신용평가사인 무디스의 롯데의 신용등급 경고가 부담이 됐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무디스는 롯데가 M&A에 많은 차입금을 조달한다면 신용등급을 강등하겠다는 경고를 한 바 있다.
반면 이번 하이마트 인수전에 우선협상자로 선정되지 못한 결과를 두고 실패라고 단정짓기는 무리가 있다는 분석도 나돈다. 즉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넌다는 안정성 전략이라는 것.
또다른 IB업계 관계자는 "경쟁입찰(bidding)하는 구조인 M&A에서 자문사 입장에선 절대적으로 가격이 중요할 수도 있다"면서도 "다만 롯데가 뛰어들었던 대우인터내셔널, 대한통운 등 M&A 이후 기업들의 가치가 상승했다고 판단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롯데는 M&A 기업에 가치를 판단하고 적합한 가격을 제시한다는 얘기다. 이 관계자는 "IB업계에선 롯데의 M&A 전략은 긍정적인 시각이 많다"며 "롯데의 기업 평가 즉 밸류에이션과 시너지 평가에 대한 적절한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기업가치를 부풀여 인수가격을 제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오는 29일 실시될 웅진코웨이 M&A전에도 롯데가 어떤 행보를 보일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IB업계에선 롯데가 웅진코웨이 M&A에도 소극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웅진코웨이 인수전에 롯데보다는 GS리테일에 무게를 두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