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제조업 경기가 수축 국면으로 꺾였다. 제조 경기가 수축된 것은 2년만에 처음으로, 미국 경제의 성장성에 적신호가 켜졌다.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의 경기 침체 조짐이 본격화되는 것으로 풀이했다.
반면 건설 지출은 2년6개월래 최고 수준으로 증가, 부동산 경기 하강에 대한 우려를 다소 희석시켰다.
2일(현지시간) 공급관리자협회(ISM)가 발표하는 6월 제조업 지수가 49.7을 기록, 전월 53.5에서 큰 폭으로 떨어졌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인 52를 크게 밑도는 수치다.
지수가 50을 하회하면 제조업 경기가 수축되고 있다는 사실을 의미하는 것으로, 6월 지표는 2009년 7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제조업은 미국 경제의 12%를 차지하며, 2009년 6월 본격적인 회복 국면에 접어들면서 성장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최근 뉴욕과 필라델피아 지역의 제조 경기가 크게 위축되는 등 주요 거점을 중심으로 하강 기류가 점차 뚜렷해지는 양상이다.
지난달 제조업 지수 악화는 가계 소비가 둔화되면서 조립 시설 가동이 위축된 데다 수출 경기 역시 하강 기류를 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기업이 설비나 장비 관련 투자를 제한하면서 전반적인 제조업 경기가 수축했다는 지적이다.
유로존 부채위기가 장기화되는 한편 아시아 이머징마켓도 성장이 둔화되고 있어 수출 제조업 경기는 향후에도 강한 회복을 기대하기 힘들다고 전문가는 판단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마이클 핸슨 이코노미스트는 “글로벌 경제 전반의 불확실성 때문에 제조업계의 투자가 부진할 것”이라며 “유로존 위기가 이미 제조업을 강타했다는 것을 의미하며, 미국 성장률 역시 모멘텀을 상실하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지난 5월 건설 지출은 0.9% 증가한 8300억달러로 2009년 12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인 0.2%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주택 건설 프로젝트가 3.0% 늘어나면서 2009년 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데다 다세대 주택 투자가 6.3% 급증하면서 건설 경기 회복에 힘을 실은 것으로 풀이된다.
PNC 파이낸셜의 거스 포처 이코노미스트는 “주택 건설 경기가 뚜렷한 회복 기조를 보이고 있다”며 “올 연말까지 주거용 건축이 살아날 것으로 기대되며, 내년에는 상업용 빌딩 건설도 의미있는 반등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