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간판 떼고 높은 인센티브 찾아 이동
-'간판'보다 '인센티브' 선호 뚜렷
- 대형증권사보다 소형증권사 인센티브 높아
[뉴스핌=김양섭 기자] 증권업계가 업황 악화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가운데서도 실력이 출중한‘선수’들은 간판을 떼고 높은 인센티브를 찾아 이동하고 있다. 특히 대형사와 소형사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지만 오히려 소형사를 택하는 인재들이 늘고 있다.
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외국계 증권사 주식운용부서에서 일하던 A씨는 최근 국내 소형 증권사로 이직했다. 그가 옮긴 회사는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한 ‘듣보잡(?)’ 수준의 증권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잘나가는' 외국계 증권사 직원이라는 타이틀을 박차고 이직한 이유는 높은 인센티브 때문이다.
이 회사에선 그에게 BEP(손익분기점) 초과 수익의 50대 50을 제시했다. 파격적인 조건이다. 일률적인 것은 아니지만 주로 소형사일수록 인센티브 책정 비율이 높은 편이다.
일반적으로 운용부서에는 BEP 수준을 설정하고 이를 초과하는 수익이 발생하면 회사와 직원이 수익을 공유한다. 운용성과가 회사는 물론 개인의 보수로도 직결된다. 운용부서가 성과주의가 강한 부서이면서 보수도 천차만별인 이유다.
계약은 개인별로 혹은 팀별로 하는 등 회사마다 차이가 있다. 중형사 계열 자산운용사에 다니는 B씨는 “BEP 초과 이윤에서 30%를 받는다”며 “낮은 편은 아니다”고 전했다.
한 소형증권사 파생상품운용부서에서 일했던 C씨는 BEP 수준을 못넘는 달이 몇달 지속되자 퇴직을 권고받았다. 계약 기간이 어느정도 남아있긴 했지만 더 다닐 수 없는 상황이 돼 결국 회사를 그만뒀다. 서바이벌 하는 '선수'들만 남아 있을 수 있는 전쟁터인 셈이다.
대형 생보사에서 근무하던 D씨가 국내 소형 증권사로 이직한 이유도 비슷하다. 그는 채권중개를 하고 있다.
그는 “어차피 채권중개는 대부분 네트워크로 영업을 하는데, 어느정도 네크워크가 형성돼 있다고 판단해서 도전하게 됐다”고 전했다.
그는 "대형사는 브랜드로 혹은 계열사 등으로 자연스러운 매출이 발생하는 부분이 있는데, 소형사들은 그런 게 없기 때문에 높은 인센티브를 제공한다"며 "어차피 돈 많이 벌고 싶어서 나왔기 때문에 소형사가 더 유리하다"고 말했다. 그의 목표는 자그마치 20억원. 20억원을 벌면 업계를 떠나고 싶다는 게 그의 목표다.
최근 공정위에서는 채권 매입가격 담합 혐의를 조사중이다. 대상이 20곳이지만 담합 혐의 조사의 단초를 제공했던 감사원측에서 당초 지적했던 증권사는 19곳이었다. 감사원 지적에서 빠졌던 증권사는 실제로 다른 회사만큼 정보 공유가 활발하지는 않다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채권매매업계 관계자는 “우리끼리는 그 회사를 왕따로 취급하지만 가만 있어도 어느정도 영업이 되는 회사라 정보의 공유 필요성이 높지 않은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소형 증권사에서 브로커리지 영업을 하는 E씨는 대형사로의 이직 기회가 있었지만 옮기지 않았다. 대형사보다 높은 브로커리지 수당이 그 이유다. 그는 “어차피 지인들 대상으로만 영업하는 데 이직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소형사들이 인재를 끌어들이는 방법은 사실 ‘돈’ 밖에 없다”며 “특히 잘나가는 선수들은 본인들이 오히려 높은 인센티브를 요구하며 입사를 지원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여의도 증권가 전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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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김양섭 기자 (ssup82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