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용절감은 겨우 600억원… 요금체계 바꿔 원가절감
[뉴스핌=최영수 기자] 한국가스공사가 최근 도시가스요금 인상과 함께 내놓은 '5014억원 규모의 자구책'이 실제보다 크게 부풀려진 것으로 드러났다.
지경부와 가스공사는 지난달 29일 '도시가스요금 평균 4.9%' 인상을 발표하면서 "5014억원의 강도 높은 자구 노력을 추진하는 한편, 임직원의 자발적인 기금 모금운동을 통해 저소득층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근 잇따른 공공요금 인상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발을 우려해 고통분담에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 고통 분담한다더니 소비자에 부담 떠넘겨
구체적으로 예산절감이 600억원, 해외 지분투자수익이 1610억원, 나머지 2800여억원은 도시가스 열량조절을 통한 원가절감분이다.
하지만 열량조절을 통한 원가절감은 요금제를 변경해 얻어지는 것으로서 공사의 실제적인 자구노력으로 보기는 어렵다. 지경부도 이같은 내용을 뻔히 알면서도 실상을 공개하기는 꺼려하고 있다.
지경부 가스산업과 관계자는 "가정용의 경우는 고효율의 도시가스가 필요한 것은 않다"면서 "가정용 도시가스의 열량을 탄력적으로 조절해 원가를 절감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말이 좋아 '열량조절'이지 가정용 도시가스의 열효율을 떨어뜨려 원가를 절감하는 방안이다. 현재 도시가스는 대부분 LNG(액화천연가스)를 공급하고 있는데 열량을 일정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열량이 좋은 LPG(액화석유가스)를 일정비율 혼합해서 공급하고 있다.
LPG 가격이 LNG보다 약 40% 정도 비싸다는 점을 감안하면 LPG 혼합비율을 낮추면 낮출수록 가스공사의 원가는 절감되는 셈이다.
지난해 가스공사가 LPG 혼합으로 인해 소요된 비용은 약 5500억원 수준이다. 결국 이 비용을 아껴 2800여억원을 절감하겠다는 것이다.
◆ 600억원 예산 절감도 '생색내기'
열량조절로 인한 원가절감 이외에도 가스공사의 자구책은 '생색내기' 수준이다. 우선 해외 지분투자수익 1610억원은 지분투자에 대한 수익으로서 당초 계획된 것이다.
또한 예산절감 600억원도 가스공사의 연간 매출이 30조원, 영업비용이 약 3조원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매우 미미한 수준이다. 그마저 구체적인 계획을 공개하기를 꺼려하고 있어 자칫 '구호성' 자구책으로 그칠 가능성도 있다.
이에 대해 가스공사 관계자는 "자구책의 규모가 다소 과장된 것은 사실이지만, 일반관리비 예산 5490억원 중 11%에 해당하는 600억원을 절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해외 지분투자수익도 공사의 영업외이익으로서 자원개발에 재투자할 수 있지만, 요금인하 요인으로 활용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가스요금은 LNG 수입원가 변동에 따라 매 홀수달마다 요금을 변경하고 있어 언제 다시 가스요금이 인상될 지 모르는 상황이다.
결국 가스공사가 요금인상에 대한 비난을 피하기 위해 자구책을 무리하게 부풀렸다는 점에서 '생색내기'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뉴스핌 Newspim] 최영수 기자 (dream@newspim.com)
▶ "왕의 귀환" 주식 최고의 별들이 한자리에 -독새,길상,유창범,윤종민...
▶ 글로벌 투자시대의 프리미엄 마켓정보 “뉴스핌 골드 클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