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한은행 "석·박사와 동행" 비아냥 받아
[뉴스핌=김연순 기자] "내가 가는 길이 험하고 멀지라도 그대 함께 간다면 좋겠네. 그대 내게 행복을 주는 사람..."
'모두에게 따뜻한 동행'이라는 카피로 지난 2010년 9월 '신한사태'로 실추됐던 이미지를 변신시키며 소비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은 신한은행 광고 CM 중 일부다.
'따뜻한 동행' 컨셉으로 이미지 변신에 성공한 신한은행이 '학력차별 대출' 파장으로 또 다시 흔들리고 있다.
'따뜻한 동행'이라는 문구는 민망한 구호가 돼버렸고 '석·박사와 동행하는 신한은행'이라는 비아냥만 남았다. 신한은행 내부는 벌집을 쑤셔놓은 듯 초상집 분위기다.
지난 23일 감사원 발표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고객의 학력이 낮다는 이유로 비싼 대출이자를 물리거나 아예 대출을 거절해 왔던 것으로 드러나 커다란 충격을 줬다.
신한은행은 2008년 초 대출 여부와 금리를 결정하는 심사항목에 고객의 학력을 추가했다. 석·박사 학위 보유자에겐 최고점인 54점, 고졸 이하에겐 최하인 13점을 매겨 점수에 따라 가산금리에 차등을 뒀다. 고졸자 신용평점은 석·박사의 4분의 1에 불과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008~2011년 중 신한은행이 개인신용대출을 거절한 4만4368명 가운데 1만4138명(31.9%)은 학력이 낮아 대출이 거절된 것으로 나타나 파문은 더 커진 모습이다. 또 신한은행이 이 기간 취급한 15만1648명의 개인신용대출 가운데 7만3796명(48.7%)은 학력이 낮다는 이유로 신용등급이 하락해 17억원의 대출이자를 더 부담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이 같은 학력차별 대출 소식이 알려지자 분노한 누리꾼들을 중심으로 신한은행에 대한 비난이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신한은행 거래 및 카드 해지에 나서겠다는 글과 더불어 전직 행장 출신까지 거론하면서 신한은행에 대한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페이스북에서 mark01라는 ID를 사용하는 한 누리꾼은 "회사가 신한은행과 연계돼 있어 지금은 계좌, 카드 전부 신한을 쓰지만 전부 해지할 생각"이라며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ID '간지최매력쟁이'는 "석·박사와 동행하는 신한은행 이정도면 불매운동 해야 되는 것 아닙니까? 누구와 동행하겠다는건지?"라고 꼬집었다.
ID Kyle Jeon을 사용하는 한 누리꾼은 "현재의 신한은행을 키운 예전 행장도 선린상고 출신의 고졸로 알고 있는데..."라며 "1996년부터 내 주거래 은행이 신한은행이고 대부분의 금융거래가 신한은행을 통하고 있는데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신한은행은 처음 신용거래를 시작한 고객에 한정해 6개월간 학력을 반영했고, 전체 신용평가에서 학력 차는 미미한 수준인데 마치 학력으로 대출 차별을 한 것처럼 알려져 당혹스럽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지만 이 또한 변명에 급급하려 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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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