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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세式 내집마련 전략… "말 안되네"

기사입력 : 2012년08월10일 14:06

최종수정 : 2012년08월11일 06:55

- 1억에 방 두칸 집 어렵고, 젊은층 '하우스푸어' 경계

[뉴스핌=노종빈 기자]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이 최근 젊은 층에 언급한 '내집마련 방식'은 현실성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권 원장은 지난 6일 말복을 앞두고 기자들과 가진 삼계탕 오찬 간담회에서  '매월 70만~80만원 씩 20~30년 갚으면서 주택을 사는 '모기지론(부동산담보대출) 방식'의 내집마련 전략을 내놨다.

하지만 정작 그 정도의 자금규모로는 서울에서 실제로 구입할 수 있는 아파트나 주택이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나 금융수장으로서의 현실 인식에 약간의 문제점을 던져주고 있다.

         <권혁세 금융감독원장>

◆ 권혁세 "집사고 20년간 월 70만원씩 부어라"

권 원장은 지난 6일 "서울에 원룸 월세도 60만원씩 하기도 하고, 결혼해서 방 2~3개짜리 월세 구하면 월 70만~80만원 들어간다"면서 "평생 월세만 내고 살거냐, 월급에서 20~30년 돈 내면 월세 낼 돈으로 집을 살 수 있게 해 주자는 얘기"라고 말했다.

이같은 지적은 젊은이들이 서울에서 매달 비싼 월세를 내면서 살기 보다는 그 돈으로 장기 저리로 대출을 받아 집을 마련하는 것이 더 나을 것이라는 지적으로 풀이된다.

권 원장은 지난달 말에도 기자들과 만나 "정부가 미래에도 주택 수요가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면서 "그러기 위해서는 젊은 사람들이 매월 70만~80만원 내면 20~30년 후에 집 한 채 마련할 수 있다는 희망을 줘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또한 내집 마련 방식은 20~30년짜리 원리금 분할, 즉 모기지 대출 방식으로 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렇게 하면 월세 내는 것과 큰 차이 없을 것"이라면서 "누가 빚내라고 했나, 빚내라는 개념이 아니고 다만 한도가 좀 모자라면 DTI(총부채상환비율) 완화해서 빌릴 수 있는 여지도 만들어주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1억 초반, 서울 집 사기 어려워

뉴스핌 조사결과 월 70만원씩 20년간 원리금 분할 상환할 경우 대출할 수 있는 최대 규모(연 4.8% 고정금리 기준)는 약 1억700만원 선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 돈으로 서울 시내에 주택을 산다고 했을 때 부동산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무리라는 반응이다.

손품, 발품을 팔며 수소문 결과 서울에서도 1억1000만원대로 주택을 살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시말해 권 원장이 말한 것처럼 '서울에서 1억1000만원으로 방두개짜리 신혼 집'을 살 수 없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일부 부동산 전문가들에 따르면 노원구 상계동 인근이나 은평구 불광동 일대, 금천구 시도경계 지역 등에서는 소형 평수의 방 2칸짜리 다세대 주택을 살 수 있다.

실제로 노원구 상계동의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 직원은 "방 두칸 짜리 빌라 등으로 1억1000만원 정도면 매물을 찾기는 쉽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아주 없는 것은 아니고 굳이 찾겠다고 한다면 찾을 수는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 정도 가격대라면 일단 경매나 공매로 잡혀있는 집이거나, 그런 종류의 급매물로 보면 된다"면서 "과거 이런 물건들의 시세는 1억4000만원까지 갔었는데 그때에 비해서는 많이 떨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들 주택이 상계동 지역에서 거래되는 매물 가운데 원룸을 제외하고는 최저가라 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주택들은 건축연수가 15년 이상은 된 것들이지만 겉으로 보면 깨끗하고 지하철 역에서도 마을버스 등을 이용하면 그리 멀지 않아 임대 수요도 생각보다 많다고 덧붙였다.

◆ 20, 30대 "하우스푸어는 싫어요"

하지만 다수 젊은 직장인들은 권 원장의 조언대로 집을 사려는 생각은 별로 하고 있지 않았다.

10일 여의도에서 만난 모 은행의 20대 여성 직장인은 "지금은 굳이 집을 사겠다고 생각하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입사 2년 차인 그는 "서울에 아파트나 집을 산다는 것은 일단 돈도 없지만, 생각해 봤자 엄두도 나지 않는다"면서 "돈을 번 것 만으로 매달 집 값을 메꿔야 하는데 그런 삶은 살기 싫다"고 설명했다.

또 "아파트를 사서 일찍부터 그만큼 가처분 소득이 낮아져 '하우스푸어(주택관련 이자비용 때문에 소비를 줄여 가난하게 사는 사람)'가 되는 것은 좋지 않아 보인다"면서 "젊은 시절에는 짐을 지는 것보다 뭔가 즐기면서 삶의 질을 높이는 데 투자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저축을 하긴 하지만 그런(아파트를 사겠다는) 목적은 아니다"라며 "대부분 가능하다면 해외 여행을 많이 가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친구들도 집에 관해서는 "요즘은 사도 오른다는 보장이 없다고 한다"면서 "그러니 좀 더 기다렸다가 나중에 사도 될 것 같다"고 했다.

또다른 30대 남성 직장인은 "2~3년 뒤 결혼을 계획하고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회사 가까운 곳에 집을 사서 들어가고 싶다"면서 "하지만 여자친구는 그 돈 있으면 집을 사기 보다 더 좋은 동네에서 전세나 월세를 선호할 듯 하다"고 말했다.

능력이 된다면 더 좋은 집을 사고 싶지만 2억~3억원대 이상의 아파트는 선뜻 사기가 부담스럽게 느껴진다는 얘기다.

◆ "금융 현실인식 결여"

결론적으로 현재 서울에서 1억원 대 초반으로 집을 전혀 살 수 없는 것은 아니라고 할 수 있지만, 이는 권 원장이 두 차례나 얘기한 내집 마련 방식의 모습과는 적잖이 거리가 있어 보인다.

또한 1억1000만원으로 주택을 사려고 해도 실제로는 정상적인 매물이라기 보다는 급매물이 아니면 살 수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물론 조건을 바꿔 80만원씩, 30년간 원리금 균등상환을 할 때 대출원금은 1억4000만원대로 다소 올라갈 수는 있다).

권 원장은 이같은 젊은 층에 대해 "몇 십 년 지나도 자기한테 아무 것도 안 남는 월세로 살 것이냐, 집을 남길 것이냐 이런 문제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또한 "이런 것도 싫다고 하면 집을 누가 공짜로 사주나, 그럼 그냥 월세로 계속 살든지(해라)"라며 "자기가 좋은 대로 하면 되지 빚을 더 지라고 한다고 (젊은 층이) 반발하고 그럴 문제가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과연 권 원장이 말한 개념의 집, 그리고 주택을 소유하는 것이 젊은 층이 현재 꿈꾸고 살아가고 싶어하는 모습인지 또한 자신의 인생을 걸고 남기고 싶은 집인지는 의문이 아닐 수 없다. 그러기 위해서는 집값이 지금보다 좀 더 떨어지지 않으면 안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전국 대학을 돌면서 대학생들의 금융상식을 넓힌다는 명목으로 '금융콘서트'를 자주 열고, 서민금융 문제 관련 해결사임을 자처해 온 금융 수장의 상황 인식으로는 적잖이 실망스럽고, 현실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한 젊은이는 "(금감원장에게) 70만원은 푼돈일지 모르지만 하우스푸어들에게는 적지 않은 돈"이라며 "저소득층과 서민들의 관점에서는 현실성이 무척 떨어지는 발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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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노종빈 기자 (unti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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