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무구조개선중 '무리한 사업확장'으로 인식
[뉴스핌=이영기 기자] 한진그룹이 KAI인수에서 넘어야할 다음 고개인 인수자금 조달도 그리 녹록치는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13일 채권금융기관의 한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KAI인수와 관련한 아무런 협의도 진행되지 않고 있다"며 "일단 한진그룹이 협의해오면 그때 구체적으로 인수금융 등을 논의해도 늦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는 16일 LOI 제출에서 다수가 참여해 유효경쟁의 가능성이 높은 경우, 한진그룹이 본격적으로 인수금융문제를 협의해 올 것이고 이때 대응해도 늦지 않다는 것이 이 관계자의 해석이다.
현재 KAI의 시가총액이 2조6500억원 내외이고 대표인수자가 최소 33.3%이상을 인수해야 하므로, 해외투자자와 컨소시엄을 구성하더라도 한진그룹에서는 최소한 8000억원, 프리미엄 포함시 1조원 이상을 지급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측면에서 한진그룹의 인수자금 조달도 그리 녹록치는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인수자금 1조원 이상을 보유하고 있고, 글로벌 해외업체도 공동 투자를 약속했다고 공언한 바 있다고 해도 그렇다.
한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대한항공의 경우 지난 2010년과 2011년 현금 2조원 이상을 창출했지만 자본적 지출을 감안하고 1조5000억원대 이상의 현금성자산을 보유한 상태"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특히 화물운송을 중심으로 업황이 지난 2010년에 비해서는 저조한 상태이므로, KAI인수 등 자금에 현금을 사용하기에는 다소 부담스럽고 오히려 지난 2010년의 업황이 유지된다면 좋았을 것"이라며 인수에 따른 단기부담은 면할 수 없을 것을 시사했다.
여기에 현재 재무구조개선약정을 체결하고 있다는 점도 한진그룹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는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KAI매각과 관련해 대한항공을 주목하고 있는 한 IB업계 관계자는 "한진그룹이 공언한 대로 외국계 자금을 직접 적정한 조건에 끌어들이지 않고 채권금융기관과 인수금융 등을 협의해야 한다면, 재무약정을 맺은 그룹의 사업확장 지원에 대한 논란의 소지가 제기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 동부그룹의 대우일렉트로닉스 인수와 관련해 벌써부터 IB업계에서는 재무구조개선이 우선 과제인 동부그룹이 사업확장을 위한 인수자금을 조달하는데 채권금융기관이 순순히 응할지에 관심을 모으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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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