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필성 기자] 정유업계가 3분기 실적발표를 앞두고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지난 2분기의 적자를 단번에 반전시킬 호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지만 유가가 고공행진을 하면서 행여나 ‘경제민주화’ 열풍에 휩쓸리지는 않을까 우려하는 것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정유업계는 3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일제히 흑자전환을 할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S-Oil은 지난 2분기 각각 1028억원, 2492억원, 1595억원의 영업적자를 냈지만 오는 3분기 실적은 긍정적이다. 수익성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업체별로 ‘어닝서프라이즈’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증권업계에서는 SK이노베이션이 6000억원대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고 GS칼텍스와 S-Oil은 4500억원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같은 실적 호전의 가장 큰 요인은 국제 유가 상승이었다.
정유사는 최소 1개월 전 원유를 수입하는데, 이 물량 정제판매가 역시 국제유가의 시세에 영향을 받다보니 국제유가가 하락하는 시기에는 고스란히 손해로 이어진다.
반면 국제유가 급등하는 시기에는 싼 값에 사들이 재고가 고스란히 이익으로 연결되는 구조다. 실제 지난 15일 기준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110.7달러로 2분기 말 92.8달러 대비 대폭 상승했다. 2분기에 비싸게 사서 싸게 팔았다면 3분기에는 그 반대로 싸게 사서 비싸게 판 셈이다.
3분기 흑자전환은 분명 호재지만 문제는 서민경제와 직결되는 기름값마저 상승했다는 점이다.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 2분기 말 주유소 평균 1918.5원에 달했던 휘발유 가격은 15일 현재 2006.6원으로 급등했고 경유는 1737.6원에서 1821.4원으로 상승했다. 정부주도 알뜰주유소의 등장을 감안하면 일반 주유소의 체감 기름값은 더욱 비쌀 수밖에 없다.
정유사가 3분기 호실적 발표에도 마냥 웃을 수 없는 이유다.
여기에는 지난해 지식경제부의 기름값 인하 압박과 지난 5월 공정위의 담합 사건 적발 논란 등이 다시 벌어질 수도 있다는 위기감도 자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업계 특성상 국제 유가동향에 민감하게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면서 “그럼에도 대선 레이스 중 국면 전환용으로 기름값 인하에 대한 요구가 나올까 바짝 긴장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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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