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비중 70% 넘는데 대출 줄이자 이익악화
[뉴스핌=한기진 기자] 은행들의 수익 내림세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약점으로 지적됐던 이자이익에 편중된 수익구조가 경기 침체기를 맞아 문제점을 드러냈고 앞으로도 연체율 부담에 대손충당금을 늘려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총자산에서 대출자산이 71.5%(2011년 말)나 차지하는데 최근 대출 증가율이 뒷걸음질치며 수익규모가 줄고 있어 앞날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5일 은행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이 밝힌 9월 국내은행 연체율(1일 이상 원화연체 기준)이 1.17%로 전달(1.55%)보다 하락한 것을 두고 부실 정리 노력의 일시적 결과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매각이나 상각으로 정리한 연체채권이 6조3000억원으로 8월 1조8000억원, 7월 1조1000억원과 비교할 때 크게 많았다.
특히 은행들이 위기에 빠진 선박건조업이나 건설업에 긴급 자금을 지원해 주면서 부실 여신이 정상으로 분류돼 연체율 하락을 촉진했다. 선박건조업 연체율은 4.22%로 전달보다 15.73%p, 건설업은 4.11%로 전달보다 0.93%p 떨어졌다.
금융감독원이 부실여신비율을 올해 말까지 2% 밑으로 떨어트릴 것을 지도하면서 은행들이 적극적인 부실채권 정리에 나선 결과다.
그러나 경기침체기에 늘어나는 부실여신 정리에 속도를 내다 보니 대손충당금도 많이 늘어나고 있다.
김인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정부의 보수적 충당금 강화정책은 4분기에도 지속할 전망”이라며 “은행에서도 연말 적극적인 부실채권 정리를 통한 연체율 하락을 목표로 하고 있어 이에 따른 대손충당금전입 부담은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수익을 깎아 먹는 일들이 남아있는데 새로운 수익은커녕 그 규모 자체가 감소하고 있다.
국내 13개 은행의 총자산 중 대출채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71.5%(2011년말 기준)로 이 정도 규모만큼 대출 이자로 수익을 얻는다.
10월말 KB국민, 우리, 신한, 하나은행 등 4개 시중은행의 중소기업대출 잔액은 208조9265억원으로 9월의 209조7083억원 보다 7818억원 줄었다. 은행의 대기업대출 잔액도 9월 73조9326억원에서 10월 73조5942억원으로 3384억원(0.46%) 감소했다.
그러나 주택담보대출은 202조3102억원에서 202조9225억원으로, 신용대출은 56조2738억원에서 57조2233억원으로 각각 6123억원(0.30%), 9495억원(1.69%) 늘어났다.
대출잔액은 신규대출 규모가 적더라도 꾸준히 있어 줄어드는 일이 거의 없다. 은행들이 부채축소에 나서면서 기존 대출 상환을 유도하고 신규 대출 심사를 까다롭게 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 CEO들은 몇 년 전부터 충당금 환입으로 재임 기간 수익악화를 어느 정도 막아줄 것을 알고 있을 정도로 당분간은 그럭저럭 버틸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 바닥을 점차 드러내 곤란한 상황에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