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혁신·도전적 인물로 꼽혀…변화 불가피
[뉴스핌=강필성 기자] 구자홍 LS그룹 회장이 사촌인 구자열 LS전선 회장에게 그룹 회장직을 이임하기로 결정 하면서 새로 출범하는 LS 2기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구자홍 회장이 화합과 R&D 중심의 기술적인 우위를 강조해왔다면 구자열 회장은 혁신적이고 도전적인 인물로 꼽힌다. 새로운 수장에 맞춰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구자열 LS전선 회장. |
LS그룹은 계열분리 8년만인 지난해 매출 4배, 기업가치 7배로 성장하면서 재계 13위 그룹으로 자리 잡았다. 첫 10년간 LS가 화합과 파트너십을 주요 성장동력으로 삼아왔다면 오는 2기의 LS는 본격적인 성장을 위한 궤도에 들어가리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다만, 구자열 회장 체계로 전환 되더라도 LS에서 당장 눈에 띄는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구자열 회장이 이미 LS전선의 수장을 맡으면서 LS의 큰 그림에 일조 해오기도 했고 구자홍 회장이 내년 LS미래원 회장을 맡으면서 경영에 대한 조언을 계속 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사촌간 갈등 없이 회장직 승계가 이뤄지면서 굳이 혁명적인 변화를 추구해야 할 이유도 없다.
물론 장기적으로는 이번 회장 교체는 LS그룹 전반에 걸친 분위기에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
무엇보다 구자열 회장의 강점으로 꼽혔던 글로벌 시장 M&A가 가장 큰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구자열 회장은 전 직원의 명함에 ‘No Innovation, No Future(혁신 없이 미래 없다)’라고 새겨 넣을 정도로 혁신에 대한 강한 신념을 가지고 있다. 이 혁신의 지향점은 바로 ‘글로벌’이다.
구자열 회장이 이 과정에서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인 것은 바로 M&A였다.
구자열 회장이 2004년 부회장으로 취임할 당시 10여 개에 불과했던 LS전선의 해외 거점은 현재 17개국 60여 개로 늘어났다. 해외 매출 비중도 30%에서 60%로 두 배 증가했다.
가장 돋보인 것은 2008년 북미 최대의 전선회사 슈피리어에식스를 인수였다. LS전선은 이 M&A로 인해 세계 7위에서 단숨에 3대 전선회사로 도약했다. 이 외에도 세계 각국에서 크고 작은 M&A를 성사시키며 본격적인 글로벌 시대를 앞당겼다.
구자홍 회장이 ‘스몰 M&A’를 추구해왔던 것과 비교하면 사뭇 도전적인 행보다. 실제 구자홍 회장이 LS그룹의 안정과 화합, 비전 제시를 해왔다만 구자열 회장은 안정보다는 도전에 가까운 인물이다.
구자열 회장은 지난 2004년 전선업계 최초로 LS전선에 전사적자원관리(ERP)를 도입했다. 특히 오늘날 LS전선의 신성장동력이 된 해저케이블 사업은 아무런 수주도 없는 상태에서 공장 착공부터 시작했을 정도로 과감한 선택이었다.
LS전선 관계자는 “구자열 회장은 LS전선 취임 이후 지속적으로 혁신을 강조해왔다”며 “업계 최초 ERP나 해저케이블 사업에서 도전적인 성과를 꼽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LS 2기를 내다볼 수 있는 첫 걸음으로 오는 연말 인사를 주목하고 있다.
구자열 회장의 주도하에 어떤 인사가 이뤄지느냐에 따라 향후 LS그룹을 보는 밑그림이 변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특히 LS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LS전선의 차기 수장 인선은 가장 큰 관전포인트 중 하나다.
현재까지 LS전선의 차기 수장에 대해서는 LS 내부에서도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따라서 구자열 회장이 LS전선의 회장직을 겸임할지, 사촌인 故 구태희 명예회장 자녀가 맡을지, 구자은 LS전선 사장(故 구두회 예스코 명예회장 장남)이 맡을지 여부 등은 향후 LS그룹의 경영체제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잣대가 될 전망이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