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ㆍ기아차 이어 한국지엠도 차값 인하..르노삼성은 저금리할부로 맞불
국산차 가격인하 종합(자료 : 각사)
- 수입차 대응 안방수성 고육책..내수침체ㆍ수입 신차공세로 효과는 미지수
[뉴스핌=김홍군 기자]국내 완성차 업계가 차값 인하로 수입차로 향하던 소비자들의 마음을 되돌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현대차를 시작으로 ‘착한가격’을 내세운 국산차 업계의 공격적인 가격인하가 이어지며 연초 자동차 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국산차의 가격인하 스타트는 현대차가 끊었다. 현대차는 지난 3일 쏘나타와 제네시스, 제네시스 쿠페, 싼타페, 베라쿠루즈 등 5개 차종, 10개 모델의 가격을 22만원~100만원 인하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현대차의 이번 가격인하는 대상과 인하폭이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생색내기’ 논란을 불러왔지만, 사양은 유지한 채 가격만 낮췄다는 점에서 개소세 인하 종료로 늘어난 소비자 부담을 줄이는 의미 있는 조치로 받아들여졌다.
9일에는 현대차의 바통을 이어받은 기아차가 가격인하를 발표했다. 기아차는 지난해 출시한 플래그십 세단 K9의 연식변경 모델인 ‘K9 2013’을 출시하면서 트림별로 가격을 인하하거나 동결했다. 이그제큐티브 트림(구 노블레스 트림)의 경우 인하폭이 291만원에 달했다.
또한 기아차는 주력 모델인 K5와 뉴 쏘렌토R도 최대 63만원 가격 인하를 단행했다. 기아차 역시사양의 가감 없는 가격인하였다.
현대기아차의 선공에 한국지엠과 르노삼성도 대응에 나섰다. 한국지엠은 11일 쉐보레 스파크와 크루즈, 말리부, 캡티바, 알페온 등 5개 차종의 가격을 5만원~50만원 인하한다고 밝혔다.
한국지엠은 개별소비세 인하 중단과 국내 자동차 시장 경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가격인하를결정했다고 설명했지만, 현대기아차의 가격인하에 대응한 조치로 해석된다.
르노삼성도 이날 기존 SM3, SM7, QM5에 적용해 오던 저금리 할부 프로그램을 주력인 SM5까지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르노삼성은 SM5를 2000만원 할부로 구매할 경우 36개월 기준 133만6933원, 60개월 기준 202만9295원의 이자부담이 줄게 돼 경쟁사의 일부 트림 가격 할인보다 훨씬 더 실질적인 혜택을 고객들에게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산차의 릴레이 가격인하는 현대차에서 비롯됐지만, 근본적으로는 지속적인 수입차의 약진과 내수시장의 침체와 맞물려 있다.
수입차들은 지난해 국내 자동차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전년 대비 24.6% 급증한 13만858대를 판매했다. 1000대 이상 판매한 수입차 모델은 31종에 달했고, BMW 520d와 캠리, 벤츠 E300 등 일부 모델들은 웬만한 국산차를 능가하는 판매실적을 보였다.
반면 국산차 판매는 141만857대로 전년 대비 4.3% 감소해 수입차와 대조를 보였다.
더욱이 판매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신차가 올해 국산은 5대에 불과한 반면, 수입차는 40여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수입차 공세에 대응할 국내 완성차 업계의 무기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수입차의 신차 공세가 거셀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국내 업체들의 대응수단이 마땅치 않다”며 “최근의 가격인하는 수입차에 맞선 국산차의 고육지책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국산차들이 가격인하로 안방시장 수성에 나서고 있지만, 효과는 미지수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경기상황이 불확실한데다 수입차 선호도가 꾸준히 늘고 있어 가격인하 얼마나 효과를 발휘할지 미지수이다”며 “자칫 출혈경쟁으로 실적만 악화시키고, 나아가 부품업체에 대한 단가인하 압력을 가중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뉴스핌 Newspim] 김홍군 기자 (kiluk@newspim.com)